용주사
얼마전에 융건릉을 포스팅 했습니다.. 융건릉은 사도세자로 알려진 장조의 무덤인 융릉 ..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의 무덤인 건릉을 합쳐서 부르는 것입니다.. 융건릉을 둘러보았다면 필히 가봐야 할 곳이 있으니, 바로 용주사입니다.. 정조가 융건릉을 위해 용주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융건릉과 용주사 거리도 가깝고요 .. 특히 용주사하면 효와 관련있기로도 유명합니다..
융건릉이 궁금하시면 http://raonyss.tistory.com/1063
융건릉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면 용주사에 도착합니다.. 용의 구슬이라는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은 절입니다.. 용주사의 기원을 찾아 올라가면 854년(신라 문성왕 16)까지 갑니다... 854년에 갈양사라는 절이 이곳에 세워집니다.. 고려 때 절이 소실됩니다.. 그러다 정조가 아버지의 릉을 지금의 융릉 자리로 옮기면서 용주사를 세우게 됩니다.. 1709년 융릉의 능사(陵寺)로서 용주사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용주사 입장료가 있네요 .. 어른 1,500원 .. 입장료 있는 줄 몰랐는데, 입구에 매표소가 있는거 보고 당황했다는 .. ^^ .. 화성시민은 무료입장입니다... 용주사에 들어서서 먼저 찾은 곳은 효행박물관입니다.. 정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孝입니다..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도 .. 그래서 용주사라는 절도 탄생을 한 것이고요 ..
효행박물관이라고 해서 효에 관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고요. 용주사가 어떤 절인지에 관해서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기념품 파는 곳도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는 촬영금지라네요 ..
박물관에서 나오니 조지훈 시인의 '승무' 시비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시는 교과서에도 나오고, 수능시험에도 나오고 해서 한번정도는 보셨을 것입니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로 시작하지요 .. 조지훈 시인이 용주사에서 승무를 보고서 이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승무(僧舞) /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이제 용주사로 들어가보려 합니다.. 그런데 홍살문이 있네요 .. 홍살문은 능이나 사당 입구에 있는 것입니다.. 보통의 절에서는 쉽게 볼 수 없지요 .. 용주사에 홍살문이 있는 것은 사도세자와 관련 있습니다.. 정조가 '호성전'을 건립해서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셨기 때문입니다.
홍살문을 지나서 보게되는 문도 주의깊게 봐야 합니다.. 문이 3개가 있어서 삼문이라고 하는데요 .. 이러한 삼문은 궁궐에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홍살문에서 삼문으로 이어지는 길에 돌이 깔려 있습니다.. 궁궐에 있는 어도를 연상시키는 길입니다..
2010년의 천보루, 천보루 앞의 오층석탑 ..
홍살문을 지나면 천보루가 있습니다.. 천보루를 지나서 대웅보전으로 가게 되는데요 ..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천보루의 건축양식입니다.. 목조 기둥아래에 돌로 기둥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건축양식은 일반 절에서는 하지 않고, 궁궐에서 사용하던 건축양식입니다..
용주사는 조계종 제2교구 본사입니다.. 경기도 남부권역에 있는 절의 본부라고 할 수 있지요 .. 그런데 절이 마구 크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천보루를 지나면 대웅보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월달임에도 연등이 달려 있었습니다..
대웅보전을 그냥 보면 다른 절과 큰 특색이 없어 보입니다.. 잘 보면 정조가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는군요 .. 기둥 밑의 초석을 자연석이 아닌, 잘 다듬어진 장석으로 했고요 .. 연화무늬 대신 삼태극을 사용하고, 지붕에 작은 치미가 올라가 있습니다.. 대웅보전 현판 옆으로 용 조각이 있는 것도 특색입니다.. 대웅보전 안에 있는 탱화도 유심히 보시고요 .. 우리나라 탱화 가운데 유일하게 서양의 음영기법을 도입한 탱화입니다..
대웅보전 뒷편으로 가면 부모은중경 탑이 있습니다.. 용주사하면 효와 관련 있다는 것은 이미 말씀드렸고요 .. 부모은중경을 보면서 부모님의 은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부모은중경은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 이라고도 합니다.. 부모의 은혜를 '십대은(十大恩)'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 주는 은혜[懷耽守護恩]
2. 해산날에 즈음하여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臨産受苦恩]
3.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生子忘憂恩]
4.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아 먹이는 은혜[咽苦甘恩]
5. 진 자리 마른 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廻乾就濕恩]
6.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乳哺養育恩]
7.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洗濁不淨恩]
8. 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遠行憶念恩]
9.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짓는 은혜[爲造惡業恩],
10.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는 은혜[究意憐愍恩]
2010년에 찍은 용주사 동종
용주사에서 주의깊게 보셔야 할 것이 바로 이 동종입니다.. 국보 제120호입니다.. 신라의 양식을 따르고 있지만, 제작시기는 고려 초로 보고 있습니다.. 높이 1.44m .. 무게 1.5톤의 거대한 종입니다.. 한국종의 양식을 가장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상단의 고리가 용 모양입니다.. 사진 아래 삼존상의 모습도 예쁩니다.. 삼존상 반대편에 비천상도 있어요 ..
경기도 화성에 있는 용주사를 다녀왔습니다.. 용주사는 조선 시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지은 절입니다.. 사도세자의 능(융릉)을 옮겨오면서 능을 위한 원찰로 삼은 절이 용주사입니다.. 정조가 직접 주도해서 절을 만들었지요 .. 국가가 주도해서 만든 절입니다.. 보통의 절이 산에 있지만, 용주사는 평지에 있습니다.. 숭유억불 정책의 조선에서도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절이 용주사입니다.
정조가 아버지를 위해 절을 짓게 되는지라 .. 용주사 곳곳에는 사도세자를 위한 효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여타의 절에서 보기 힘든 궁궐 양식이 가미되기도 하였고요 .. 정조는 아버지의 묘를 옮겨 온 뒤로는 이곳에 자주 들르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의 수원에 화성을 건설하게 되고요 .. 이를 통해 정조는 정치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하려고 하였습니다..
아무튼 용주사는 뭔가가 감춰져 있는 .. 매력의 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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