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화랑식당 생고기비빔밥(육회비빔밥)
전국에 한우로 유명한 지역이 많지만 함평은 좀 더 특별합니다. 전국 최초로 한우산업특구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1900년대 초부터 우시장이 열렸습니다. 지금도 함평에서 한우 경매가 이루어집니다. 함평에서는 맛있는 소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함평에서 먹은 생고기비빔밥(육회비빔밥)을 소개합니다.

함평역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10여 분 달려 함평공영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사전에 지도 검색을 통해 가는 길과 시간을 알아보았습니다.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터미널 근처에 함평천지 한우비빔밥 거리라고 안내판이 있습니다. 10여 개의 식당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저의 선택은 화랑식당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 기자 기사에서 화랑식당을 언급했습니다. 함평에서 인지도도 높은 식당이기고하고요.

지도 애플리케이션 따라 걸어갑니다. 함평천지전통시장을 지나가라고 안내합니다. 시장 이름 앞에 '천지'가 들어갑니다. 천지(天地).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점에서 사람들이 일군 고장이라는 뜻입니다. 함평천지전통시장 since 1770입니다. 동국문헌비고에는 1770년 함평에 읍내장, 망운장, 선치장, 나산장, 사천장 등 5곳의 장이 개설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동국문헌비고는 조선 영조 때 홍봉한이 조선의 문물제도 전반에 걸쳐 기록한 백과사전 형식의 책입니다.

시장 입구에 함평 생고기비빔밥에 관한 안내문이 있습니다. 함평에서는 육회비빔밥을 생고기비빔밥이라고 합니다. 1903년부터 함평에 오일장이 열립니다. 우시장도 함께 만들어지고요. 함평우시장에서 전라남도 소값을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했습니다. 함평 생고기비빔밥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는 것입니다. 김구 선생과 함평비빔밥의 이야기도 눈길을 끕니다.

함평 오일장은 2와 7일 들어간 날 열립니다. 제가 간 날은 장날이 아니어서 시장이 조용합니다. 2020년 새롭게 단장하여 현대화된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지금 함평우시장은 함평 시장에 있지 않습니다. 함평군 학교면 함평가축전자경매장으로 가야 합니다. 장날이 아니고 매주 화요일 열립니다.

저 앞에 화랑식당이 보입니다. 화랑식당 앞에 몇몇 사람이 보입니다. 웨이팅 있는 것인가?

할매집 화랑식당. 화랑식당으로만 알고 왔는데 할매집이라고 앞에 쓰여 있습니다. 화랑식당이라고 검색해도 찾을 수 있습니다. since 1950. 70년이 넘은 식당입니다. 자영업 3년 이내 폐업하는 비율이 절반이라고 합니다. 70년 넘은 식당은 그만큼 실력이 뛰어난 곳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직접 먹어보면 제대로 알 수 있겠죠?

식당 앞에 다가가니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언능오시오. 국내산 김치, 쌀, 한우만 취급합니다.

웨이팅이 있습니다. 테이블링 대기등록을 합니다. 현재 시각 12시 48분. 평일이었고요 대기번호 18번. 현재 대기 저 포함 3팀.

대기 등록하면 카카오톡이 옵니다. 몇 분이 걸릴지 모르기에 식당 앞에서 서성입니다. 별도의 대기실은 없습니다. 그렇게 10분 정도 지나니 입장하라는 카카오톡이 들어옵니다.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처음부터 식당이었던 것은 아닌 듯합니다. 마루가 있고 방이 있습니다. 입식과 좌식이 섞여 있습니다. 슬쩍 보니 저 같은 여행자보다는 동네 주민분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뭘 보고 알 수 있냐고요? 옷차림 보면 대충 알 수 있습니다. 작업복이나 일상복 차림으로 자연스럽게 와서 드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저는 들어가서 왼쪽에 있는 방으로 안내받습니다.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왔다는 것은 식당에 와서 알았습니다. 비빔밥 3대 맛집으로 진주 천황식당, 익산 시장비빔밥 그리고 함평 화랑식당이 선정되었습니다. 3곳 다 육회비빔밥집입니다. 저는 천황식당은 가봤고 화랑식당은 이번에 왔습니다. 시장비빔밥은 재료 소진으로 못 먹었습니다.

고기를 언제 도축했는지 적혀 있습니다. 제가 간 날 26일이었습니다. 도축 날짜가 26일로 적혀 있습니다. 요즘 냉장 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해도 고기를 생으로 먹으려면 도축 후 빠른 시간에 먹어야 합니다. 생고기 취급하는 곳은 도축장과 가까운 곳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고기, 육회, 등심, 갈빗살 등을 판매합니다. 살치살, 새우살도 다 등심 계열입니다. 등심에서 새우살 빼내면 알등심이고요. 마음 같아서는 육회비빔밥에 생고기까지 먹고 싶었습니다. 둘 다 먹으면 양이 많을 것 같습니다. 생고기 小가 300g이니 2인분입니다. 아주 잠깐 고민하다가 육회비빔밥 특으로 했습니다. 육회비빔밥 특은 육회가 많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육회가 처음이면 익혀 드시라고 하시네요. 익힘비빔밥(익비)이 따로 있습니다.

주문하고 육회비빔밥 맛있게 먹는 방법을 읽어 봅니다. 눈길을 끄는 단어. 돼지비계. 소고기 육회비빔밥을 먹는데 돼지비계 그러니까 지방 덩어리를 넣으라고? 의외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저는 육비에 돼지비계를 넣는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가긴 했습니다. 먹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떤 맛일지 궁금합니다.

물은 주전자에 담겨 따뜻하게 나옵니다. 약초 달인물 같은데 구수하니 좋습니다.

반찬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렸습니다. 손님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반찬 내오시는 분이 친절하게 잘 응대해 주셨습니다. 여느 밥집 반찬과는 사뭇 다른 반찬 구성에 눈길이 갑니다. 김치는 묵은지와 겉절이가 있고요. 양파절임도 보입니다. 육회비빔밥의 맛있는 동반자 선짓국도 함께합니다.

맑은 선짓국. 선지만 몇 덩이 들어 있습니다만 어지간한 고깃국보다 아주 맛납니다. 입맛에 딱 맞네요. 소주와 함께 먹으니 술안주로도 이만한 게 없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육회비빔밥 먹으면 선짓국 나오는 집들이 있습니다. 육회비빔밥과 선짓국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진주 육회비빔밥에도 선짓국이 나옵니다. 임진왜란 때 병사들 기운 내려고 육회비빔밥과 선짓국을 함께 먹었다는 썰이 있습니다. 함평도 같은 이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옛날에는 육회가 비싸고 부족해서 돼지비계를 보충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먹다 보니 익숙해진 것이고 자연스럽게 함평 육회비빔밥에 돼지비계가 따라오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참기름이 비쌀 때 참기름 대용으로 돼지비계를 넣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쌩은 아니고 익혀서 기름기를 뺀 것입니다.
돼지고기 먹을 때 비계 다 떼고 먹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삼겹살 먹을 때 비계 떼고 먹을 거면 먹지 마세요. 소고기 먹을 때 육즙이라면서 기름 나오면 좋아하면서 기름 보면 질겁하는 사람들 맘에 안 들어요. 😅

고추장.

육회비빔밥 특. 밥 위에 육회, 달걀지단 김가루 등이 올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비빔밥은 맛도 맛이지만 데코레이션이 참 예쁩니다. 예쁜 모습을 바로 엉클어트릴 수 없어 유심히 바라봅니다.

하지만 난 먹으러 왔으니.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봅니다. 비빔밥은 숟가락으로 팍팍 비벼야 한다고 하지만 시작은 젓가락입니다. 육회가 다치지 않게 하고 싶었습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도 골고루 잘 섞이더군요. 젓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맛있는 기름향이 올라옵니다. 맛있겠다.

처음에는 고추장, 돼지비계 넣지 않고 비볐습니다. 일단 재료 본연의 맛을 좀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고추장을 넣으면 매콤함에 맛있습니다. 고추장이 다른 맛을 다 덮어버려서 본연의 맛이 숨어 버리는 단점도 있습니다. 아무 양념 없이 비벼 먹어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담백하니 제 입맛에는 더 잘 맞습니다. 육회도 보들보들하니 맛있고요. 소주 한잔 마시고 밥 한 숟가락 떠먹으니 아주 좋습니다.

양념 없이 1/3 정도 먹고 고추장 넣어 팍팍 비벼 먹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돼지비계. 맛있게 먹는 방법에는 돼지비계 한 두 젓가락 넣으라고 했는데 저는 다 때려 넣었습니다. 더 맛있게 먹고 싶은 욕심. 돼지비계 넣고 쓱쓱 비비면 비계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비빔밥 안에 스며 들어가는 것이죠. 돼지비계가 들어가니 고소한 풍미가 올라옵니다. 기대했던 상상했던 그 맛입니다. 함평의 모든 육회비빔밥집에서 돼지비계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 보더군요. 화랑식당 말고 다른 곳 갔는데 돼지비계가 없다. 그러면 직원에게 말하면 내준다고 합니다. 꼭 넣어보세요. 맛이 달라져요.

함평천지 한우 비빔밥 음식 테마거리. 生(생) 자가 포인트네요. 생고기. 함평이라서 더욱 맛있는 생고기입니다.
육회비빔밥은 전국 어디에나 있습니다. 함평 화랑식당에서 먹은 육회비빔밥은 다른 지역과는 달랐습니다. 함께 나오는 반찬들과 선짓국이 육회비빔밥 맛을 돋웁니다. 여기에 돼지비계까지 더해지면 맛은 더욱더 우아하고 풍성해집니다. 육회비빔밥 간단하게 먹었다지만 여러 가지로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밥 먹고 키친 205라는 딸기 전문 카페를 갑니다. 그리고 나비축제가 열리는 엑스포공원을 살펴봅니다.
2025년 함평나비축제는 2025년 4월 25일부터 5월 6일까지입니다. 나비축제는 함평입니다. 함양, 함안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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