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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청소역

 

여행을 떠날 때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합니다. 비행기, 자가용, 기차, 배 등등 이 중에서 '낭만'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것은 기차여행이라 생각합니다. 기차도 종류가 많습니다. 고속열차는 빠르긴 한데, 뭔가 재미가 덜합니다. 덜컹덜컹 거리는 기차를 타는 소소한 여행의 재미와 낭만이 있습니다.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간이역을 찾는 기차여행을 해봤습니다. 충청남도 보령시에 있는 청소역으로 향합니다. 

 

 

청소역은 하루에 기차가 8번 정차합니다. 하행선 4번, 상행선 4번. 하행선 첫차는 용산역에서 새벽 5시 35분에 출발합니다. 용산에서 출발하는 첫 번째 무궁화호 기차입니다. 제가 사는 평택에서는 6시 27분 출발입니다.

 

너무 이른 새벽이라 이걸 타야 하나 고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기차가 평택에서 11시 15분 출발입니다. 이건 또 너무 늦은 것 같고 해서, 새벽부터 서둘러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삽교역 컨테이너

 

 

 

 

 

어둑어둑한 새벽에 기차를 탔는데, 어느새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장항선 기찻길은 마을, 들판 사이로 지나갑니다. 창밖으로 방음벽과 고층빌딩이 아닌 농촌 풍경을 바라보며 지나갑니다. 탁트인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런게 기차여행하는 맛이라 생각합니다.

 

 

 

 

 

평택역에서 출발한지 1시간 40분 정도 되어 청소역에 도착했습니다. 청소역에 내리는데 재밌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상행선, 하행선 기차가 청소역에 같이 서 있는 것입니다. 각 열차에 나온 승무원이 모여 있고요. 기차에 막혀서 승객이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급해보이지 않습니다. 당연한듯한 모습. 매일같이 복닥이는 공간 속에서 생활하다가, 이런 정지된 모습이 새롭습니다. 

 

장항선은 단선입니다. 상행선, 하행선 구분 없이 기찻길이 하나입니다. 지금은 직선화, 복선화 했다지만, 단선 구간이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기차역에서 상행선, 하행선 기차가 만난 다음에 다시 단선 기찻길 따라 각자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기차가 떠난 플랫폼

 

 

 

 

 

청소역은 광천역과 대천역 사이에 있습니다. 광천역은 홍성군에 속합니다. 광천토굴젓이라고 해서 젓갈이 유명한 곳입니다. 대천역은 보령시에 속합니다. 대천해수욕장으로 유명합니다.

 

 

 

 

 

이날 아침 청소역에 내린 사람은 저 포함 4명입니다.

 

청소역은 1929년 진죽역으로 영업을 시작합니다. 여기 동네 이름이 청소면 진죽리입니다. 1961년 현재의 역사가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장항선에 남아 있는 기차역 중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곳입니다. 1988년 청소역으로 이름을 변경하였습니다.

 

 

 

 

 

SBS에서 2009년 추석 특집극으로 방송한 '아버지 당신의 빈자리'라는 드라마 촬영장소였습니다. 주인공이 이순재, 정혜선입니다. 이순재 씨가 극 중에서 간이역에 오랫동안 근무하신 것으로 나옵니다.

 

 

 

 

 

청소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역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기차표도 팔지 않습니다. 청소역은 간이역입니다. 간이역은 이용객이 적어서, 역장이 배치되지 않은 역입니다. 기차표를 사려면 광천역이나 대천역으로 가던가, 스마트폰 앱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기차를 타고나서 역무원에게 표를 사야된다고도 합니다. 청소역 안에는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때는 사람으로 북적였을텐데, 텅빈 의자를 보니 쓸쓸하네요.

 

 

 

 

 

역 벽면에 옛날 기차표가 있습니다. 에드몬슨식 기차표라고 하는군요. 에드몬슨은 영국에서 역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입니다. 1836년이라고 나오는군요. 에드몬슨식 기차표는 세계최초의 기계식 기차표입니다. 이전에는 손으로 써서 기차표를 발매했답니다. 이렇게 하니 운임이 제대로 걷히지 않기에, 표 발매방식을 바꾼 것입니다. 

 

저는 이 기차표를 어려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발매까지 한 저기는 아니고요. 통일호는 좀 타보긴 했습니다. 비둘기호는 어려서 부모님하고 타본 것 같고요. 도고온천에서 서울(용산)까지 지금은 6,500원이네요. 

 

 

 

 

 

열차시간표

 

 

 

 

 

청소역 밖에서 본 모습

 

벽돌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아담한 기차역입니다. 기차역하면 생각나는 그런 모습입니다. 서울역, 부산역 처럼 큰 기차역에서 느낄 수 없는 간이역사의 매력이 있습니다. 안내문에는 근대간이역사의 건축양식이 잘 드러나있고,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으며, 건축사적, 철도사적 가치가 갖고 있다 적고 있습니다. 2006년 문화재청에서 등록문화재 제305호로 지정하였습니다.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청소역 앞 풍경. 택시정거장이 있습니다. 택시 타고 오천, 오서산 등지로 많이들 가시는 듯 합니다. 오천은 키조개가유명하고, 오서산은 가을 억새가 유명합니다. 편의점 앞에서 오천가는 버스탔습니다.

 

 

 

이번에 포스팅하면서 알게된 것인데, 청소역이 2020년이면 사라진다고 합니다.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게 마무리되면 폐역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청소역까지 기차 타고 갈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사라진다는 것의 쓸쓸함, 아쉬움도 느끼게 됩니다.

 

청소역으로 나오면 청소면 거리가 있습니다. 일직선으로 쭉 뻗은 거리 양쪽으로 상점이 있습니다. 청소면 거리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청소면 거리를 돌아보고, 버스로 오천항을 갑니다. 오천항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키조개 산지입니다. 키조개 관자 샤부샤부와 충청수영성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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