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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 분원붕어찜

올해 2월 이야기입니다. 친구와 함께 팔당 일대로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특별한 목적 없이, 방향 없이 떠난 나들이입니다. 팔당호 근처에서 점심 먹고 본격적인 나들이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붕어찜입니다.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는 붕어찜마을이라 불릴 정도로 붕어찜 파는 식당이 여럿 있습니다.  

친구가 예전에 이 부근을 지나다가 붕어찜 파는 동네를 보았답니다. 그때는 일행이 있어서 그냥 지나치고, 먹지 못했답니다. 저와 이야기하다 우연히 붕어 이야기가 나왔고, 붕어찜 생각이 났던 것입니다. 그래? 그러면 우리 붕어찜 먹어보자며 팔당 나들이를 시작합니다.  

친구가 운전해서 분원리로 향합니다. 어느 특정 식당을 정하고 간 것은 아닙니다. 일단 가서 고르기로 합니다. 분원리에 도착할 무렵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분원붕어찜 이 집 평이 괜찮더군요. '원조'라는 말에 혹한 것도 있습니다. 식당 오른쪽으로 주차장이 넓게 있습니다. 

 



블루리본 서베이에 여러 차례 올라갔군요. 블루리본 서베이는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라 불립니다. 낯선 곳에 가서 식당 찾기 힘들 때, 블루리본이 있다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폭망은 막을 수 있습니다. 별 기대 없이 왔다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식당에 들어서니 기대감이 꺾입니다. 식당에 손님이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일요일 점심때면 손님이 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거기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뒤쪽으로는 정리도 안되고 어수선합니다. 분위기가 싸합니다. 여기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뉴판을 주셨고, 뭘 먹을지 선택해보기로 합니다. 붕어찜 먹으러 왔으니 선택은 붕어찜이 맞습니다. 2명이 왔으니 2인분을 선택합니다. 2인분인데 中, 大로 나뉩니다. 사장님은 붕어의 크기 차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5천 원 차이. 생선은 크게 맛있으니 大로 하는게 어떻겠냐고 하시네요. 붕어찜 맛만 보겠다는 생각에 中으로 했습니다. 

메뉴 오른쪽 아래를 보니 경기도로부터 향토지적재산, 경기으뜸이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찜이라는 음식은 조리 시간이 깁니다. 주문하고 기다립니다. 식당 한 쪽에 상패가 많이 보이는 것이 궁금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식당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가운데 신문은 2002년도 발행입니다. 사진 속 젊은 아주머니가 있으신데, 식당 처음 들어왔을 때 우리를 맞이했던 사장님의 젊은 시절 모습이었습니다. 신문 기사에는 분원리 일대 붕어찜 집 중 분원붕어찜이 원조라는 것입니다. 

상패인 줄 알았던 것을 가까이 보니 인증서였습니다. 모범업소 인증서, 경기으뜸이 인증서 등이 있습니다. 제가 경기도민이어서 그런지 경기으뜸이라는 것이 궁금했습니다. 한가지 직업에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그 분야 최고의 경지에 오른 경기도민을 일컫는 것이라 합니다. 원조에 으뜸이에 그렇다 하니 붕어찜이 다시 기대되었습니다. 마음이 이랬다저랬다 하는군요. 








 



그렇게 찜을 기다리는 사이 기본 반찬이 나왔습니다. 가운데 부침도 기본 반찬입니다. 특별히 솜씨를 내는 반찬이기보다는 집에서 먹는 집밥 느낌의 반찬이었습니다. 다소 토속적 느낌도 들고요. 촌놈 기질이 있는 제 입맛에는 잘 맞았습니다. 


 



20여 분이 지난 후 붕어찜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커다란 붕어 2마리가 냄비 안에 포근히 담겨 있습니다. 붕어찜 갖고 오시는 분이 또 다음에는 큰 거 먹으라고 말씀하시네요. 中 사이즈도 커 보이는데, 大는 얼마나 큰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박자박한 국물 안에 담긴 붕어찜이 보기 좋습니다. 

 



붕어를 냄비에서 어떻게 꺼내야 할지 머뭇거렸습니다. 그때 남자 사장님(?)이 우리가 초보라는 것을 눈치채시고, 가까이 다가오십니다. 먼저 붕어찜 맛있게 먹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사장님 손길이 닿아서 뱃살이 가시가 노출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마리씩 앞접시에 옮겨 주십니다.  

붕어찜 설명하시면서, 이 집이 원조라는 것을 한 번 더 말씀해주십니다. 팔당 일대는 상수원 보호구역이기에 물이 맑아 붕어가 싱싱하고 맛있다고 설명해주시네요. 팔당호가 상수원보호구역이지만 허가받은 사람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사장님 설명 듣고 붕어찜을 공략합니다. 공략이라고 하느냐면, 붕어가 잔가시가 많습니다. 무턱대고 덤벼들었다가는 가시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합니다. 사장님 설명해주시는 방법으로 먹으니, 먹기도 쉽고, 붕어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역시 전문가는 다릅니다. 

 



붕어찜을 다 먹어갈 무렵, 다음 코스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사장님에게 근처 갈만한 곳을 물어보았습니다. 사장님이 동네 자랑을 하시네요. 

'분원리'라는 지명은 도자기와 관련 있습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용하던 사기그릇을 관장하던 사옹원이 있었습니다. 분원리에서 사옹원의 관리하에 사기그릇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사옹원의 분점이라 분원리라는 지명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번성하였는데,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후로 쇠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식당에서 머지않은 곳에 분원백자자료관이 있습니다. 밥 먹고 자료관을 찾아보았습니다. 

 




분원리에서 팔당호를 따라 도로가 이어집니다. 봄이면 벚꽃이 예쁘게 피어나서 벚꽃관광도로라는 이름이 지어졌답니다. 분원리 벚꽃은 수양벚꽃이랍니다. 벚나무가 수양버들처럼 가지를 늘어트리고 꽃을 피운답니다. 올봄에도 예쁘게 꽃을 피웠겠지요. 바이러스 때문에 구경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붕어는 민물의 대표 물고기입니다. 요즘은 외래어종도 많고, 수질도 나빠지면서, 붕어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붕어는 없고 붕어빵만 많고요. 물 좋은 팔당에서 붕어찜도 맛나게 잘 먹고, 든든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식당 사장님 말씀 듣고 분원백자자료관으로 향합니다.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분원백자자료관에서 분원리와 조선시대 도자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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