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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근대골목투어 1/3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근대 개화기 시대에 많은 사람이 대구로 모여들었습니다. 당시 대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근대로의 여행'이라는 도보여행길이 있습니다. 대구의 골목을 거닐면, 대구의 근현대 역사를 만납니다.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많아서 3번으로 나누어 포스팅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입니다.  

'근대로의 여행'은 대구광역시 중구청에서 만든 도보여행길입니다. 골목투어라고도 합니다. 5개 코스가 있습니다. 경상감영달성길, 근대문화골목, 패션한방길, 삼덕봉산문화길, 남산100년향수길 등. 이 중에서 2코스에 해당하는 근대문화골목이 근대로의 여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근대로의 여행은 누군가에 의해 특별히 모여서 하는 여행이 아닙니다. 자유롭게 걸으면서, 대구를 만나는 것입니다.

한때 한강 아래 제일 큰 시장이라 불렸던 서문시장에서 길을 건너면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있습니다. 병원 옆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가면서 근대로의 여행길을 시작합니다. 총 3시간 가까이 걸었습니다. 근대문화골목 초입은 대구의 독립운동, 선교사들의 활동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동산병원에서 5분 정도 올라가면 독립만세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1운동길'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대한독립을 외치는 만세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대구에서는 그해 3월 8일 만세운동이 있었습니다. 

계성학교, 신명학교, 성서학당, 대구고보 학생들이 동산병원 옆 솔밭길을 따라 이동하며 거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지금은 당시의 솔밭길, 오솔길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당시 대구의 독립 의지를 이어가고자 3.1운동길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마음속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쳐보았습니다. 

 



3.1운동길을 지나면 여러 채의 서양식 벽돌집이 보입니다. 근대 개화기 때 선교사들이 살던 집입니다. 미국인 선교사들은 1893년부터 대구에서 선교 활동을 하였습니다. 1910년경 선교사들이 집을 지었습니다. 3채가 남아 있습니다. 서로 가깝게 모여 있습니다.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지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집에서 누가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박물관, 기념관 등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찾은 곳은 '선교사 스윗즈 주택'입니다.

 

 

스윗즈 주택은 1907년 대구읍성 철거 때 가져온 성돌로 기초를 하고, 그 위에 붉은 벽돌을 쌓았습니다. 건물 내부구조가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말은 휴관입니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문을 닫는다던데,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문이 열려있지 않아 관람하지 못했습니다.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점심시간은 12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

 

 


선교사 챔니스 주택

선교사 주택의 빨간 벽돌집과 주변 자연 풍경의 어우러짐이 예쁩니다. 집을 지면서, 정원도 만들고 주변 경관에도 많은 공을 들인 듯합니다. 외국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선교사 주택이라는 것을 모른다면, 어느 별장에 와 있는 기분도 듭니다. 예쁜 풍경을 사진으로 제대로 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선교사 블레어 주택입니다. 이 집도 1910년 경에 만들었습니다. 기초는 콘크리트로 하고, 그 위에 붉은 벽돌을 쌓았습니다. 블레어 주택은 교육역사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이 열려있고 관람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관람료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박물관에는 조선시대 사용했던 한의학 도구, 근대 개화기에서 사용했던 다양한 의료기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저 당시에 어떻게 의료기기를 만들었을지? 하는 놀라움도 있습니다.
 

 

각종 의학서적도 볼 수 있습니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이 책이 동의보감이랍니다. 책을 다시 보니, 분명 동의보감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허준이 쓴 당대 최고의 의서라 불리는 그 동의보감입니다. 동의보감이 국보로서 국립중앙박물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목판 인쇄한 것이 대구에 남아 있다는데, 여기 박물관에 있는 것이 그것인가 봅니다. 동의보감 명성에 비해, 보관이 깔끔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서 실제로 사용하던 의료기기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와서 사용했지만, 지금은 최신기기에 밀려 사용하지 않았던 의료기기들도 볼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의 기구들이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이런 도구로 의술에 사용했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날카롭게 생긴 도구들은 살벌하게도 느껴졌습니다.

 

 

고압산소 치료기입니다. 고압산소치료기는 가압장치 안에서 환자에게 산소를 흡입시키는 의료장비입니다. 일산화탄소 급성 중독 치료에 많이 이용하였습니다. 1970년대 초 미국인 선교사가 가져온 설계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제작했습니다. 1972년부터 2012년까지 사용하였습니다. 비교적 최신까지 사용했습니다.







 



선교사 주택이 있는 곳은 청라언덕으로 불립니다. 박태준 작곡, 이은상 작사의 동무생각 노래에 청라언덕이 나옵니다. 청라는 푸른색의 청(靑), 담쟁이를 뜻하는 라(蘿)자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선교사들 주택에 담쟁이넝쿨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지은 것입니다. 작은 동산이 하나 있어서 동산동으로 불렸고, 청라언덕은 동산동 언덕이라고 불렸습니다.

동무생각 노랫말이 아련한 것이 있습니다. 박태준이 고등학생 시절, 여학생을 짝사랑 했답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가슴앓이만 하였답니다. 훗날 이 이야기를 들은 이은상 선생이 노랫말을 만들고, 여기에 박태준 선생이 곡을 만들었답니다.

 


선교사들 주택 뒤로 커다란 교회가 있습니다. 대구제일교회입니다. 대구제일교회는 대구, 경북지역 최초의 개신교 교회입니다. 1893년 미국인 베어드 목사가 대구에 옵니다. 선교활동을 합니다. 교회를 짓고, 학교와 병원을 만듭니다. 이때 만든 병원이 대구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 제중원입니다. 제중원이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교회 건물이 이렇게 큰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사진 속 건물은 2002년에 완공한 것입니다. 교회 크기가 엄청나게 커서 놀랐습니다. 안내문을 보니 연면적 7,130㎡(2,160평)이랍니다. 축구장 한 개 크기입니다.


 

대구제일교을 지나면 계단이 이어집니다. 3.1운동계단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포스팅 서두에서 소개한 3.1만세운동길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만세운동을 준비했던 것입니다. 계단 옆으로는 1900년대 초반 대구 사진, 3.1운동 당시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가서 길을 건너면 계산성당으로 이어집니다. 계산성당부터는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겠습니다.

 

대구광역시 중구에서 만든 골목투어 2코스, 근대문화골목 투어 포스팅입니다. 3번으로 나누어 포스팅 할 것이고, 이번 포스팅은 그 첫 번째입니다. 올해 1월에 다녀왔습니다. 2월 중에 포스팅하려 했는데, 코로나 19 확산으로 못했습니다. 뒤늦게 소개합니다. 코로나 19가 어여 사라지고, 근대문화골목 투어도 많은 사람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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