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슨세미오름
제주도 곳곳에 오름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기생화산이라고도 불렀지만, 오름은 오름이고, 독립된 화산체입니다. 제주도에 400개 가까운 오름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거슨세미오름을 찾았습니다.
사실 제주도 여행길에서 거슨세미오름은 계획에 없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사려니숲길을 걷는 것이었습니다. 사려니숲길에 도착했으나, 강풍주의보로 인하여 출입이 통제되었습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때 사려니숲길 앞 버스정류장에 버스 한 대가 오고 있었습니다. 버스 노선을 보니 거슨세미오름을 갑니다. 일단 버스를 탑니다. 거슨세미 안돌오름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제가 탄 버스는 212번 버스입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과 성산항을 잇는 버스입니다. 중산간 동쪽에 있는 오름도 많이 지나가더군요. 212번 버스 따라가는 여행길도 재밌겠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길을 건너니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가 꽤 있습니다. 저는 거슨세미오름을 잘 몰랐는데, 여행자들에게 꽤 알려진 곳인가 봅니다. 주차장 안쪽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화장실 옆에 거슨세미오름 안내도가 있습니다. 안내도 지도가 두루뭉술하게 되어 있어, 여행자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주차장 입구에서 이정표를 봅니다. 화살표가 한 곳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거슨세미오름을 갔다가 나와서 안돌오름까지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안돌오름은 근래 많이 알려진 곳이라 알고 있었습니다. 시간 여유가 되면 밧돌오름까지 가기로 했는데,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차들이 제법 많이 다닙니다. 이 길을 계속 따라가면 나오는 안돌오름이 나옵니다. 안돌오름은 비밀의 숲이라 해서 여행자들에게 핫한 오름입니다. 안돌오름 앞까지 차를 갖고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주차장에 주차하고, 다 걸어가게 하면 좋겠습니다. 오름까지 가는 호젓함이 많은 차로 인하여 깨져버리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초록 바탕에 검은색 건물. 창고 같기도 하고요. 여행자의 눈에는 느낌 있는 모습입니다.
거슨세미오름 전체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높이를 찾아봤습니다. 표고 380m, 비고 125m입니다. 실제 125m만 오르면 됩니다. 이 정도는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무꽃이 예뻤습니다. 무꽃의 꽃말은 '계절이 주는 풍요'입니다.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걸으니 거슨세미오름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였습니다. 이정표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바람이 강해서 그렇겠다고 생각도 했지만, 관리가 잘 안 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정표는 거슨세미물 0.4㎞, 오름 정상 0.9㎞라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얀 종이에 오름 정상이라 쓴 이정표도 보입니다. 하늘 위로 쭉쭉 뻗어 올라가 나무 모습이 시원스럽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올라갑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나무숲을 지나면 탁 트인 길이 나옵니다. 앞서 지나간 사람들이 만든 작은 길을 따라 오릅니다. 푸른 하늘을 맘껏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조망이 터집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 무덤도 여러 개 만납니다. 거슨세미오름만이 아니고, 제주도 오름에는 무덤이 많습니다. 제주도 사람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는 말의 의미도 생각해봅니다. 제주도 무덤 주위에 만들어진 돌담은 산담이라고 합니다. 산담은 삶과 죽음의 경계입니다.
주차장 입구에서 출발하여 오름 정상까지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올랐습니다. 오름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다는 것은 주변부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이 말인즉슨 조망이 좋다는 것입니다. 오름 정상에서 전후좌우를 살피며 제주도 중산간 전경을 살펴봅니다.
어디서 불어오는 바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맑디맑은 제주도의 바람과 공기가 폐부 깊숙한 곳까지 뻥 뚫어줍니다. 여러 오름이 군락을 이루며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름 이름을 하나하나 잘 모르지만, 오름이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보기 좋습니다.
거슨세미오름 서남쪽에 한라산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샘(泉)이 있어서 '거슨세미'라는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세미오름, 새미오름, 샘오름 등으로 불립니다. 올라올 때는 이정표에 거슨세미물이 있다고 되어 있는데 못 찾았습니다. 내려갈 때도 못 찾았습니다. 봤는데 지나갔나?
거슨세미, 거슨새미 혼용되어 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말은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처음에는 거슨새미로 글을 썼는데,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니, 거슨세미로 바꾸라고 나옵니다. 제주어로 샘을 '세미'라고 한답니다. 거슨세미가 맞는가 봅니다. 지도에도 거슨세미로 나옵니다.
왼쪽에 보이는 오름이 안돌오름
평대리, 송당리, 교래리 등을 잇는 1112번 도로가 보입니다. 제주도 여행하시면 해안을 따라 여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륙으로 들어오면 색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런 점에서 1112번 도로 강력추천합니다.
저 멀리 흐릿하게 한라산이 보입니다. 한라산 정상부에 구름이 있는 것이 재밌습니다. 제주도 동쪽의 너른 평원이 한눈에 가득 들어오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제발 이런 데다 골프장 짓지 말라고요.
이렇게 거슨세미오름을 만나고 내려옵니다. 나무 사이로 푸른 초원이 펼쳐집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면 나무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저쪽이 안돌오름입니다. 유명한 비밀의 숲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됩니다.
거슨세미오름에서 안돌오름으로 가는 길에 거슨세미오름을 다시 조망합니다. 오름의 서쪽 모습입니다. 오름은 방향을 달리할 때마다 모습이 다릅니다. 그래서 오름 투어가 재밌습니다. 초원에서 자라는 풀은 말과 소의 먹이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바람이 춤을 춥니다.
제가 이번에 찾은 곳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거슨세미(거슨새미)오름입니다.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에도 거슨새미가 있습니다. 거슨세미, 거슨새미 헷갈립니다. 오늘 소개한 거슨세미오름을 가고자 하신다면 주소를 잘 확인하길 바랍니다.
거슨세미오름을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주변에 비자나무조림지도 있고, 삼나무, 편백나무 숲길도 있습니다. 거슨세미오름을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다음에 갈 때는 오름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가서, 거슨세미오름의 매력을 깊게 느껴봐야겠습니다. 거슨세미물도 꼭 찾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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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슨세미오름 알아갑니다
2020.06.04 07:40 신고차량은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 올라 가도록 하면 좋겠어요
골프장도 그만 짓고...
저는 여행지 바로 앞까지 주차장 있는 것이
2020.06.06 13:41 신고그렇게 좋아보이지 않더군요.
차도, 주차장 만든다고 자연 훼손이 많이 되는 듯합니다.
멋진 풍경 거슨세미오름 눈에 잘담아갑니다. 마지막 사진 바람결이 무척 인상적이네요.
2020.06.04 11:11 신고생각지도 못하게 거슨세미오름을 만나고
2020.06.06 13:42 신고멋진 풍경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싶네요
2020.06.04 11:57 신고요즘 눈물콧물이 ...
제주도는 진짜 공기 좋은 곳이지요.
2020.06.07 09:29 신고제주도에서 김포 올라오면 답답합니다.
길도 좋고 풍경도 좋네요
2020.06.04 12:31 신고바람도 좋고요
제주도 오름 하면, 마지막 사진처럼 기억됩니다 ㅎㅎ
여행의 맛은 역시나,
뭔가 돌발변수가 발생했을 때 수정하는 맛입니당
돌발변수 때문에 여행이 더 재밌고 풍성해집니다. ㅎㅎ
2020.06.07 09:12 신고이날은 특히 바람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제주도의 맑음을 가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 ^^
이번 제주 여행길에 사려니 숲길 대신에
2020.06.04 15:36 신고이곳 거슨 세미오를을 올랐군요..
제주에는 수많은 오름들이 있어 어딜
올라가도 독특한 풍경들을 만날수 있는곳
이기도 하구요..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제주도 오름은 오름마다 특색이 있습니다.
2020.06.06 13:47 신고그래서 오름 오를때마다 새롭고 재밌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제주도의 매력입니다. ^^
요즘 날이 좋아서 제주도 여행을 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2020.06.04 18:20 신고너무 좋은 장소인 것 같아요.
얼른 항공권끊어야겠어요ㅎㅎ
5월, 6월 .. 푸르른 제주도를 가득 느낄 수 있지요.
2020.06.07 09:13 신고즐거운 제주 여행 기대합니다.
거슨세미오름 여름 되기전에 가면 힐링하고 오겠네요^^ 저도 제주 곳곳을 가보고 싶네요~
2020.06.04 21:44 신고이 ♫♩♫♬의 코로나 때문에~~~~ ㅠㅠ
코로나 때문에 쉽게 돌아다닐 수 없는게
2020.06.07 09:11 신고슬픈 현실입니다.
오름이 400개나 있다니?! 화산섬이라는게 확 느껴지는 숫자네요.
2020.06.04 22:17 신고오름이라고 가본곳이 없어서 저런 풍경을 볼 수 있는 오름들을 볼 때면 급하게 여행지만 둘러보고 오기만 한게 후회스럽습니다.
혼자가서 천천히 산책하고 싶은 곳이네요.
근데 움짤에 춤추는 식물(?)은 그냥 풀인가요? 역시 제주도는 바람이 많고 세군요 ㅎ
움짤은 풀입니다. 말이나 소 먹이로 사용한다더군요.
2020.06.07 09:20 신고다음에 제주도 가신다면 작은 오름 하나 정도는
올라가보세요. 제주도가 왜 화산섬이고
아름다운 섬인지 새로운 시각으로
느끼길 수 있으실 것입니다 .. ㅎㅎ
제주도는 어딜 어떻게가도 좋아요 .. ^^
제주의 자연그대로를 보는것 같아서 너무 좋네요
2020.06.05 00:20 신고제주도의 자연을 잘 보존해야겠습니다 ..
2020.06.05 11:44 신고거슨세미오름 경관이 넘 좋네요 ㅎ
2020.06.05 11:09제주도에 오름이 참많군요 ^^
거슨세미오름이 정상에서 조망이 좋았습니다.
2020.06.05 11:46 신고제주도 오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제주도는 정말로 멋진곳이 많은 것 같아요
2020.06.05 11:10 신고정말로 시원한 느낌도 많이 들지만
제주도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 때문에 가서 살고 싶어져요 ㅎㅎ
잘보고 갑니다~ ㅎㅎ
제주도만의 아름다운 자연이 있지요.
2020.06.07 09:14 신고그 자연에 반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주는 아직 한 번도 못가봤습니다. 매번 사진으로만 보는데, 오름은 매번 볼때 마다 멋진 풍경들이 나오더라구요. 몇군데 정해서 올해는 한 번 가보고 싶군요.ㅎㅎ
2020.06.05 11:29 신고제주도에서 오감 가득 느끼면서
2020.06.07 09:16 신고아름다운 여행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주도는 꼭 가봐야하는 곳입니다.
대중 교통으로 찾을 수 있어 더 좋은 곳입니다.
2020.06.05 12:36 신고시내버스로 갈 수 있어서 편하고 재밌었습니다.
2020.06.07 09:16 신고주변 숲들도 울창하고 풍경이 장관입니다...
2020.06.05 13:12 신고이런 길을 사부작사부작 걷고 싶어지네요~
가볍게 사부작사부작 걸으면서
2020.06.07 09:18 신고몸과 마음의 여유를 즐기면 참 좋지요 .. ^^
올레길 완주처럼 400개 오름도 완주를 하면 엄청 뿌듯할 거 같아요.
2020.06.05 17:23 신고저야 둘다 자신 없지만, 라오니스님이라면 가능할 거 같습니다.ㅎㅎ
제주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여행을 해보는 것도 나름 괜찮을 거 같네요.
오름을 다 오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2020.06.07 09:26 신고그래도 틈틈이 오름을 찾아 오르면서
제주도를 더욱 깊게
알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 ㅎㅎ
제주도는 알면 알수록 더 가고 싶은 곳입니다 .. ^^
이런 예쁜 곳마다 골프장이랑 이상한 테마파크 미친듯이 지어대고 있어서 정말 슬퍼요. 라오니스님이 제주도지사였음 좋겠네요.ㅎㅎ
2020.07.11 12:25 신고제주도지사 나가볼까요? 최소한 2표는 나오겠네요 .. ㅋ
2020.07.12 08:43 신고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이 인위적으로
훼손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