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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당, 커피한약방

 

1999년 MBC에서 방송한 드라마 '허준' 기억하실 것입니다. 지금도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하더군요. 다 아는 내용이지만 다시 봐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허준이 혜민서에서 근무하던 장면이 있습니다. 현대의 혜민서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요?

 

서울 나들이길에 을지로에서 점심 먹습니다. 후식 먹으러 갑니다. 을지로 안쪽 깊숙하고 좁은 골목 안에 있는 혜민당으로 향합니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어? 하는 순간 혜민당 간판이 보입니다. 혜민서와 혜민당 이름이 비슷합니다. 눈치채셨겠죠?

 

 

 

 

조선시대 관청 있던 곳이라 해서 전통찻집 분위기를 생각했습니다. 조선시대보다는 개항장 시대 분위기입니다. 2층에도 공간이 있는데 1층에 빈자리가 있기에 굳이 오르진 않았습니다. 

 

 

 

 

혼자와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혜민당은 케이크, 빵을 파는 디저트 카페입니다. 커피와 음료는 혜민당 맞은편 커피한약방에서 살 수 있습니다. 혜민당과 커피한약방 사장님이 같은 분이라네요. 어느 곳에서 무엇을 사든지 상관없이 아무 곳에서나 먹을 수 있습니다.  

 

 

 

 

진열장에는 작고 예쁜 케이크들이 가득합니다. 하단에는 다양한 과일로 만든 케이크가 있습니다. 오미자, 산딸기, 용과, 체리, 무화과 등 재료가 다양합니다. 상단은 초콜릿 종류가 있고요. 눈 내리는 마을, 한여름밤의 꿈 등 케이크 이름도 잘 지었습니다. 케이크는 혜민당에서 직접 만드는 것 같습니다. 쇼케이스 뒤로 만드는 모습이 살짝 보입니다.  

 

 

 

 

쿠키와 빵들이 진열장 안에 담겨 있습니다. 빵 종류가 많지 않지만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 맛있어 보여서 무엇을 먹을지 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 이 선택장애여. 

 

 

 

 

 

 

 

 

한약방에서 사용하던 약재함이 있습니다. 혜민서 시절부터 사용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혜민서가 있던 자리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가져다 놓은 듯합니다. 약재함이 어색하진 않습니다. 

 

 

 

 

블루리본, 망고플레이트 선정 맛집

 

 

 

 

커피 사러 커피한약방으로 갑니다. 커피한약방 1층에서 커피를 구매합니다. 乙支路삘딍이라 적힌 곳 계단을 통해 2층으로 갈 수 있습니다. 계단이 좁습니다. 1970년대까지 '삘딍'이라는 불렸습니다. 빌딩보다 삘딍이 본토 발음에 가깝게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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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약방 입구에 이곳이 혜민서 자리라는 것을 확인시켜줍니다. 

 

혜민서(惠民署)는 조선시대 백성들의 질병 치료와 관리를 맡아보던 관청입니다. 오늘날 국립중앙의료원, 질병관리청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1392년 태조는 혜민고국을 설치하였습니다. 1466년(세조 12년)에 혜민서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1882년(고종 19)까지 혜민서는 이어졌습니다. 혜민(惠民)은 백성에게 도움을 준다는 뜻입니다.

 

허준만 혜민서에서 근무한 것은 아닙니다. 혜민서하면 드라마 속 허준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혜민서에서 구안와서 환자 고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커피한약방에 들어서면 커피 향이 느껴집니다. 원두 향을 직접 맡아보고 살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한약 다릴 때 나는 향기로 병세가 호전되었겠지만 현대는 커피 향이 사람을 살리는 향기입니다. 회사에 일할 때 커피 없으면 견디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커피한약방이라고 해서 커피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음료가 다양합니다. 가격은 적당해 보입니다. 한약은 없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현대의 분위기가 아닙니다. 얼핏 보면 무심한 듯 아무렇게나 쌓아둔 것 같지만 그 속에 정돈된 분위기가 있습니다. 혜민서가 있던 조선시대까지는 아니지만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찬장에 옛 물건들이 담겨 있습니다. 19세기 후반에 가배(커피)가 대중화되었다면 이런 분위기에서 마셨을 것 같은 상상을 더 해봅니다. 

 

 

 

 

자개장이 눈길이 갑니다.

 

 

 

 

저는 필터커피를 주문합니다. 원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커피에 대해서 잘 모르기에 추천을 부탁했습니다. 필터를 거친 커피는 아래 유리잔으로 똑똑 떨어집니다. 유리잔에 커피가 채워질수록 향기는 짙어집니다. 나만의 커피를 만난다는 것은 신나는 일입니다. 

 

 

 

 

밥 먹고 왔기에 디저트는 조금만 먹습니다. 이것도 조금은 아니네요. 저는 필터커피고 함께 한 분은 우유를 마십니다. 우유 드신 분 말로는 옛날 분유 맛이라고 하더군요. 일반 우유가 아니고. 

 

 

 

 

 

 

 

 

앞에는 당근호두케이크. 뒤에는 뺑 오 쇼콜라와 산딸기 휘낭시에

 

 

 

 

당근호두케이크는 호두의 씹히는 맛과 당근의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집니다. 사이사이 시나몬 향도 납니다. 당근은 케이크로 만들면 또 다른 맛이 납니다. 당근 많이 나는 제주도 가서 당근케이크를 못 먹어서 아쉬웠는데 서울에서 한을 풀어봅니다. 

 

 

 

 

뺑 오 쇼콜라 안에 초콜릿이 조금 들어 있습니다. 실망이야. 

 

 

 

 

혜민당이라는 이름 가게 이름 때문인지 커피가 한약처럼 보입니다. 제 입맛에 맞아서 잘 마셨습니다. 

 

 

 

 

 

을지로 깊은 골목에 있어서 찾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도심 속에서 옛날 느낌의 공간을 만난다는 것이 신선하고 재밌습니다. 케이크와 커피도 맛있습니다. 드라마에서 허준이 혜민서에서 의술을 펼치는 장면을 상상해 봤습니다. 드라마에서 역병을 치료하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지금의 역병도 빨리 잡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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