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대릉원 돌담길 벚꽃
봄날 경주는 벚꽃 잔치가 열립니다. 경주의 벚꽃 명소 중에서 대릉원으로 향합니다. 대릉원 안으로 들어가 미추왕릉의 화려한 벚꽃도 보고 목련 포토존도 만났습니다. 이제는 대릉원 돌담길을 따라 걸어보려 합니다. 돌담길 따라서 벚나무가 줄지어 있습니다.
대릉원 정문으로 나와서 왼쪽으로 가면 대릉원 돌담길이 나옵니다. 돌담과 도로(계림로)를 따라 벚나무가 이어져 있습니다. 돌담길은 대략 700~800m 정도 됩니다. 돌담길 걸으며 봄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돌담길에는 '2020 공공 미술 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경주지역 예술인들이 경주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천마도가 인상적입니다. 대릉원 안에 천마총이 있습니다. 자작나무에 천마도가 출토되어 천마총으로 불립니다.
도로 양쪽으로 벚나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가지와 가지가 손을 뻗어 마주 잡습니다. 더불어 꽃도 함께 어우러지고요. 자연스럽게 벚꽃 터널이 만들어졌습니다. 예쁜 꽃구경 하느라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빨리 걸을 수가 없습니다.
바닥에는 벚꽃잎이 떨어졌습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 화려함은 오래가지 못한다. 등의 뜻으로 사용합니다. 꽃이야 피고 지는 것이 일생이지만 벚꽃 지는 것은 유난히 아쉽습니다.
돌담길 따라 이어지는 벚꽃은 가지를 길게 뻗어 대릉원으로 안쪽으로 향합니다. 대릉원 안에서도 돌담길 밖에 있는 벚꽃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대릉원의 푸른 나무와 벚꽃의 하얀 꽃잎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보기 좋습니다.
벚꽃 구경은 대릉원 안 보다 돌담길이 좋습니다. 벚나무가 많습니다. 여기도 벚꽃 저기도 벚꽃 사방이 벚꽃으로 뒤덮이니 꽃놀이에 제격입니다. 걷다가 꽃비라도 내리면 기분이 더 좋아지고요.
바닥에는 신라의 왕들을 시대순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라 1대 왕은 박혁거세입니다. 56대 경순왕이 마지막 왕입니다. 기원전 57년부터 935년 멸망까지 약 1천 년 동안 56명의 왕이 신라를 다스렸습니다.
돌담길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사람들 발걸음이 적어집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대릉원 돌담길은 2번은 가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전, 오후 나눠서 가거나 길 방향을 반대로 해서 가는 것입니다. 오전, 오후 빛이 다릅니다. 길도 방향을 달리해서 보면 느낌이 다릅니다.
하늘 바라보면 햇살에 벚꽃잎이 반짝입니다.
걸었던 길을 되돌아봅니다. 일직선으로 쭉 뻗은 길도 좋지만 곡선이 되면서 자연스럽고 풍성해 보입니다.
대릉원 돌담길 따라 걷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불편하기도 합니다. 사진 찍으려 하면 사람이 다 걸리니까요. 사진 찍으려고 예쁘게 포즈 잡는 사람 피해 다녀야 합니다. 이런 투정은 잠깐입니다. 다 같이 봄을 즐겨야지요. 꽃구경과 함께 사람 구경하는 것도 봄날 꽃구경의 재미입니다.
돌담 너머로 대릉원 고분이 보입니다.
올록볼록 이어지는 신라 고분은 아름다우면서 귀엽습니다. 벚꽃까지 더해지니 풍경이 더욱더 좋습니다. 역사 시간에 고분을 배우면 돌무지덧널무덤, 굴식돌방무덤, 벽돌무덤 등 무덤의 형태에 관해서 많이 집중합니다. 형태도 중요하지만 고분이 가진 미적인 면에 대해서도 언급하면 좋겠습니다.
신라의 무덤 양식은 돌무지덧널무덤입니다. 나무로 만든 덧널 위에 자연석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봉토를 덮은 형태입니다. 시체를 넣은 관(널)과 각종 부장품을 넣었습니다. 신라 무덤은 구조상 벽화를 그릴 수 없습니다. 도굴이 어렵습니다. 신라의 유물이 많이 남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돌담에는 시를 적어두기도 했습니다. 봄이니까 정호승 시인의 봄길이라는 시에 눈길이 갑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저는 봄길을 걷고 있습니다.
길 끝 삼거리에 왔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대릉원 후문과 황리단길로 이어집니다. 저 앞에는 황남빵 본점이 보입니다. 경주 돌아다니다 보며 황남빵, 경주빵, 철보리빵 등을 들고 다니는 여행자가 많습니다. 1939년 경주 황남동에서 만들어 팔기 시작해서 황남빵입니다. 황남빵이 원조고 그 뒤에 경주빵이 나왔습니다.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대릉원의 북쪽을 따라 걷습니다. 대릉원 속 고분과 벚꽃을 만납니다. 저는 황리단길과 터미널 지나 흥남로 벚꽃을 보러 가려 합니다. 좌회전 후 20분 정도 걸어가면 터미널이 나옵니다. 터미널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흥남로 벚꽃길이 나옵니다.
대릉원 구경 다시 해보고요. 4월 초에 나뭇잎 새싹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지는 초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초록초록한 풍경의 고분 예쁘겠습니다. 고분 사이에 사람 보이시나요? 사람이 아주 작아 보입니다. 그만큼 고분이 큰 것이고요.
경주 떠나기 전에 밥 먹기 위해서 시내로 다시 나왔습니다. 대릉원 돌담길을 지나갑니다. 돌담길 하면 서울 덕수궁 돌담길이 떠오릅니다. 봄날은 대릉원 돌담길이 덕수궁보다 더 예뻐 보입니다.
사진 오른쪽 담 너머가 대릉원입니다. 대릉원 안에서 구경하고 돌담길 따라서도 걷고 하면 대릉원에서만 오랜 시간 보낼 수 있습니다. 봄에는 벚꽃으로 가득하지만 가을 단풍 질 때 모습도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낙엽을 밟으며 걸으면 센치해지겠습니다.
쪽샘입니다. 쪽샘마을(현재 황남동 일대)은 왕이 살았던 마을이라 하여 황촌(皇村)이라 불렸습니다. 신라 왕들의 무덤을 황씨무덤이라 했습니다. 황씨무덤(고분) 남쪽에 있는 동네를 황남동이라 했습니다. 마을에 샘이 있습니다. 물맛이 좋고 가물지 않았다고 전해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쪽박으로 떠 마셨다 하여 쪽샘이라 불렀습니다. 1997년 경주시에서 복원하였습니다.
4월 5일 풍경입니다. 포스팅 보고 계실 때는 벚꽃엔딩으로 많이 갔을 것입니다. 올해 대릉원 벚꽃은 4월 2일경에 정점을 찍은 것 같습니다. 대릉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방입니다. 돌담길은 시간에 상관없이 돌아볼 수 있습니다. 밤에 야경을 만나러 가도 좋겠습니다.
4월이 되면 우리나라 전역에서 벚꽃을 볼 수 있습니다. 경주의 벚꽃은 특별합니다. 신라의 역사와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신라가 이 땅에 나타난 것이 2천 년이 넘었으니 유구한 세월 이 땅에서 함께한 이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릉원 돌담길 따라 걸으며 만난 벚꽃은 경주의 봄날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https://raonyss.tistory.com/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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