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김유신장군묘
시대를 대표하는 장군이 있습니다. 신라하면 김유신 장군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김유신장군묘가 경주에 있습니다. 경주 벚꽃 여행길에 김유신을 만납니다. 가고 오는 길이 멋있습니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 흥무로에 들어섭니다. 봄이면 흥무로에 벚꽃이 우아하고 화려하게 피어납니다. 벚꽃이 거리를 꽉 채웁니다. 저는 걸어가면서 벚꽃을 만납니다.
도로이름이 흥무로라 불리는 것은 김유신 때문입니다. 김유신은 사후에 흥무대왕으로 추봉 되었습니다. 살아있을 때도 최고의 권력을 누렸고 죽어서는 왕까지 이르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유일무이한 일입니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략 1㎞ 정도 걸으면 김유신장군묘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김유신장군묘로 향하는 길도 예쁘고 호젓해서 좋습니다. 차도 많이 다니지 않고요. 꽃나무들도 자연스럽게 가지를 뻗어서 보기 편합니다. 오르막길임에도 힘들지 않습니다.
김유신장군묘 입장권 어른 2천 원.
입장권 사고 구경 시작합니다. 신도비를 살펴봅니다. 공식 명칭은 '신라 태대각간 순충장열 흥무대왕 김유신 신도비'입니다. 신도비는 묘에 묻힌 분의 일대기를 기록한 비석입니다. 현재 비석과 비각은 1966년에 세웠습니다. 문이 닫혀 있어서 가까이서 볼 수는 없었습니다.
흥무문을 지나 묘로 향합니다.
흥무문에서 김유신장군묘까지 200m 정도 걸어갑니다. 올라가는 길이 평탄해서 그렇게 힘들진 않습니다. 주변에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서 공기가 맑고 시원합니다. 길이 자연스럽게 커브를 틀면서 김유신장군묘가 살며시 보입니다.
한 무리의 여행자들이 묘 앞에 있습니다. 사람과 묘 사이즈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묘의 높이가 사람 키의 2~3배에 달할 정도로 사이즈가 큽니다. 거의 왕릉 사이즈입니다. 둘레 50m, 지름 18m, 높이 5.3m.
묘 앞에는 2기의 비석이 있습니다. 왼쪽 비석에는 신라태대각간김유신묘(新羅太大角干金庾信墓)라 적고 있습니다. 1710년(숙종 36년) 경주부윤이 세운 것입니다. 태대각간은 668년(문무왕 8년)에 김유신에게 준 관직 이름입니다. 원래 대각간이 가장 높은 관등이었으나 가장 높은 등급보다 더 높은 태대각간이라는 관등을 만든 것입니다. 김유신의 파워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른쪽 비석은 개국공순충장열흥무왕릉(開國公純忠壯烈興武王陵)이라 적고 있습니다. 김해 김씨 후손들이 만든 비석입니다. 재밌는 것은 비만 오면 릉자가 묘로 바뀐답니다. 김유신이 왕이 아니기에 묘자를 썼다가 나중에 릉으로 바꾼 것입니다. KBS 스펀지에서 확인한 영상을 보면 진짜 묘자가 보입니다.
김유신장군묘는 둘레돌과 십이지상 때문에 보통의 묘와 확실히 달라보입니다. 더 웅장해 보이고요.
십이지상을 보면 얼굴은 동물인데 몸은 사람입니다.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있고요. 700년 정도에 만들었다고 하니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 조형물입니다. 요즘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솜씨가 좋습니다.
김유신은 금관가야의 마지막 왕인 구형왕의 후손입니다. 만노군(현재 진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도 진천에 가면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이 있습니다. 진짜 왕은 아닌데 태실이라 부릅니다. 화랑으로서 잘 나갔습니다. 고구려, 백제와의 전투에서도 승리를 이끌었고요. 내부 반란을 진압하여 나라를 안정시킵니다.
삼국통일 전쟁 때 신라군의 총수로 고구려와 백제를 통합하였습니다. 역사책에는 당나라 군대를 몰아내어 삼국통일을 달성했다고들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김유신 사후에 삼국통일이 완성되었습니다.
673년(문무왕 13년)에 79세로 세상을 떠납니다.
지금 김유신장군묘는 진짜 김유신장군묘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삼국사기에 '김유신은 금산원에 장사 지냈다'라 쓰여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김유신 무덤은 들판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12지상은 김유신 시대 이후에 나온 양식이고요. 정체를 확실히 알 수 있는 태종무열왕릉이 김유신장군묘보다 소박하다는 것도 의문점입니다. 태종무열왕을 앞에 김인문묘가 김유신 장군묘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김유신 장군묘는 경덕왕릉(또는 신무왕릉)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오래전 역사이기에 확실히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연구가 진행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릉에서 나와 숭무전으로 향합니다. 김유신장군묘 입구에서 내리막길 내려가면 숭무전입니다. 내려오는 길 중간에 옥녀봉 오르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숭무전으로 향하는 길에 벚꽃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숭무전 가는 길에 금산교육관을 지납니다. 말 그대로 교육장.
200m 정도 내려왔더니 숭무전이 보입니다. 숭무전은 김유신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드리는 제전입니다. 문이 담겨 있습니다. 신성한 공간이기에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숭무전 뒤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세와 봄꽃들로 인하여 숭무전 분위기가 화사합니다. 숭무전 현판은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쓰셨습니다.
숭무전에서 금산교육관 거쳐 내려오면 금산재가 있습니다. 숭무전 짓기 전에는 금산재에서 김유신 제사를 지냈습니다. 금산재 옆에는 칼국수집이 있습니다. 칼국수집은 SNS 상에서 센과치히로칼국수집으로 불립니다. 금산재 들어가는 길이 센과치히로에 나오는 길과 비슷하다네요. 제가 내려온 길 말고 다른 길이 있습니다.
경주 시내로 나가려 합니다. 김유신장군묘는 들어오고 나가는 길이 다릅니다. 일방통행입니다. 이 길이 또 대박이네요. 오랜 세월 자란 벚나무가 화려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이날은 햇살까지 좋아 벚꽃이 더욱더 반짝입니다. 저는 이날 경주에서 만난 벚꽃길 중에 이 길이 제일 좋습니다.
내려가는 길이라 걷는 것도 힘들지 않고, 주변에 개나리, 복사꽃도 함께 피어 분위기가 생생합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경주의 봄을 만끽하였습니다.
김유신장군묘에서 200m 정도 내려왔는데 공개석실고분 안내판이 보입니다. 낯선 고분입니다. 고분 맞아?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부분은 고분 내부입니다. 구조가 굴식돌방무덤입니다. 굴식돌방무덤은 도굴꾼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공개석실고분 발굴했는데 고분의 주인을 유추할만한 부장품이 없었답니다.
벚꽃 핀 곳이 흥무로입니다.
벚꽃 보러 흥무로 간 김에 김유신 뵙고 좋은 기운도 좀 받아와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방문했습니다. 김유신과 관련 있는 여러 이야기를 접하면서 김유신을 새롭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신라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어서 유익했고요. 특히 벚꽃 필 때라 풍경도 아름다워서 또렷하게 기억할 수 있는 곳입니다. 4월 5일 풍경입니다. 지금은 꽃 없습니다.
https://raonyss.tistory.com/2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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