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만나야하는 프리미엄 김밥 교리김밥. 경주맛집

경주 교리김밥

경주 맛집 검색하면 김밥집 하나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교리김밥입니다. 경주와 김밥의 연결고리가 떠오르진 않지만 경주 가면 한 번은 꼭 먹게 된다는 김밥집입니다. 교촌마을에 있던 교리김밥이 오릉 앞으로 이전했습니다. 어떤 김밥이기에 인기가 많은지 만나보겠습니다.

4월 경주 벚꽃 여행길입니다. 경주 여행도 식후경입니다. 경주에 도착해서 경주시 내담면 용산회식당으로 회덮밥 먹으러 갑니다. 회덮밥 잘 먹었습니다. 내담면에서 경주 시내로 가는 버스가 오릉을 지나갑니다. 버스에서 내려 오릉 관람합니다. 오릉 옆에 교리김밥 본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고민에 빠집니다. 난 이미 밥을 먹었고 배고프진 않고 김밥은 먹고 싶고 어떻게 하지?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일단 먹고 보는 것이죠.

교리김밥 본점은 매주 수요일 정기휴무입니다. 아침 8시 30분부터 영업 시작합니다. 평일, 주말, 공휴일 마감 시간이 다릅니다. 저녁 장사는 안 합니다. 밤에 가서 김밥 달라 그리지 마시고요.

교리김밥은 교촌마을에 있었습니다. 2020년 건물을 새로 지어 이전했습니다. "새로운 탑동 시대를 열다"라는 문구가 거창합니다. 새 건물에서는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지 들어갑니다. 10년 전 엄청난 대기줄 보고 먹지 못했습니다.

식당 뒤쪽에 전용 주차장이 있습니다. 이때가 11시 30분 정도 되었습니다. 점심 먹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빈자리가 보입니다.

그동안 어느 방송에 출연했는지 하나의 판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맛집 소개하는 프로그램에는 한 번씩은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오른쪽에 빈 곳은 앞으로도 더 출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일까요? 앞으로는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밥으로 달인이 되었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달인의 이름과 식당 입구 이름이 다른 것을 아셨을 것입니다. 교리김밥을 만든 분은 이영자님입니다. 지금은 아드님이 교리김밥을 이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김밥집이 아니고 하나의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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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김밥은 1964년 교촌마을 안에 구멍가게로 시작합니다. 당시 교리김밥 근처에 요석궁이라는 요정이 있었습니다. 수백 명이 일했다고 할 정도로 상당히 큰 요정입니다. 요석궁 담 너머로 직원들에게 김밥을 넘겨주어 팔기도 했고, 요석궁 직원들이 교리김밥에 와서 김밥과 국수를 먹기도 했습니다. 교리김밥의 맛이 경주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김밥은 1인당 2줄까지만 판매합니다. 무조건 1인당 2줄입니다. 난 이미 밥을 먹었고 한 줄만 맛보기로 먹으면 좋겠는데 2줄을 먹어야 할 상황입니다. 추가 주문 안 된다는 점 참고하시고요. 교리김밥만의 빡빡한 시스템이 보입니다.

메뉴는 딱 2가지 김밥과 잔치국수. 김밥 2줄에 1만 원이면 일반 김밥집 가격의 2배입니다.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 프리미엄 김밥이라는 느낌이 팍 옵니다. 선불입니다.

식당에 들어오면 입구에 주문하는 곳이 있습니다.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은 10개 정도 있습니다.

김밥만 살 경우는 매장에서 먹을 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take out. 매장에서 먹으려면 국수까지 주문해야 합니다. 김밥만 사서 다른 곳에서 먹을 것이냐? 이왕 먹는 거 국수까지 먹을 것이냐? 이것이 문제도다.

메뉴가 많은 것도 아니고 다 먹어보기로 합니다. 먹는 것 앞에서 제정신이 아니네요. 김밥 두 줄에 국수 하나 주문합니다. 주문받는 분 눈빛이 이상합니다. 이걸 진짜 너 혼자 다 먹겠다는 것이냐는 눈빛.

창밖으로 풍성하게 피어난 벚꽃이 보기 좋습니다. 오릉에 목련 핀 것도 보입니다. 김밥과 국수만 먹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풍경이 좋습니다. 햇살 반짝이는 여름과 단풍으로 물든 가을에도 분위기가 근사하겠습니다. 겨울도 좋겠죠? 겨울 얘기 안하면 삐칠라.

물, 컵, 수저, 앞접시는 셀프

방송에 출연한 장면을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김밥이 얼마나 맛있기에 각종 방송에서 소개했을까?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사실 제가 김밥을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예전에 공부할 때 시간도 아끼고 돈도 아낀다면서 김밥 많이 먹었거든요. 김밥이 물린 것이죠. 김밥 맛 없기만 해봐라.

'처음처럼' 제목 아래 적은 문장에서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SBS 백종원의 3대천왕 프로그램 현판에도 눈길이 갑니다.

국수와 김밥 먹는데 사설이 좀 길었습니다. 교리김밥 정도의 식당이라면 기본으로 가진 이야기가 많습니다. 국수와 김밥은 가져다주십니다. 음식이 풍성합니다.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고민과 걱정이 앞섭니다. 주문받는 분의 눈빛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김밥 남으면 포장해주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먹어봅니다. 김치는 기본으로 나옵니다. 일반적인 김치.

잔치국수 먼저 흡입합니다. 전형적인 잔치국수라고 할까요? 화려하진 않지만 기본기를 갖춘 잔치국수입니다. 살며시 올라오는 육수의 향기가 입맛을 자극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국수라 맛나게 먹습니다. 계란이 듬뿍 올려져 있습니다. 국수 후루룩 먹으니 금방 없어지네요. 김밥과 잘 어울립니다.

교리김밥의 특징은 풍성한 계란입니다. 계란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차고 넘칩니다. 교리김밥은 계란이 주인공입니다.

김밥 하나를 눕혀봅니다. 계란이 김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오이, 당근, 우엉, 햄, 단무지 등 다른 부재료는 소소하게 있습니다. 네가 그렇게 유명한 김밥이더냐? 전국 3대 김밥 중 하나더냐? 이렇게 물어보면서 먹기 시작합니다. 초반에 몇 개 먹을 때는 그냥저냥 했습니다. 계란이 많으니 푹신한 느낌이 들고 계란 특유의 고소함이 올라오는 정도. 뭐 그렇게 대단한 맛은 아닌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전국 3대 김밥은 서울 광장시장 마약김밥, 청도 할매김밥, 경주 교리김밥입니다. 누가 정했는지는 모릅니다. 청도 할매김밥이 특히 궁금하긴 합니다.

계속 먹다 보니 다 먹게 되네요. 맛없으면 남길 수도 있고, 포장해서 넘어갈 수도 있을 텐데 계속 들어갑니다. 제 입맛에 맞다는 것이죠. 놀랍도록 와 맛있다까지는 아닌데 계속 손이 갑니다. 담백하면서 간도 적절합니다. 은근히 빠져드는 것이 교리김밥의 매력인가 봅니다.

자리에서 먹으면서 주방에서 음식 만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진은 나갈 때 찍은 것이고요. 주방도 깔끔합니다. 음식 만드시는 분 복장도 위생적으로 신경 쓴 모습입니다. 이런 분위기 좋습니다.

아무튼 저는 국수하고 김밥 다 먹었습니다. 대단하다.

제가 다 먹을 무렵에는 손님이 계속 들어옵니다. 식당에는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찹니다. 웨이팅도 걸리기 시작하고요. 제가 다 먹을 때 웨이팅 걸리면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난 일찍 와서 다 먹었지롱 하는 얄팍한 마음입니다. 식당 밖으로 나가는데 주차장으로 차들이 막 들어옵니다. 교리김밥 주변에 차량정체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제가 찾은 곳은 오릉 앞에 있는 교리김밥 경주본점입니다. 교리김밥은 본점 말고 황성직영점, 황리단길에 봉황대점, 보문점 등 경주에 분점이 있습니다.

교리김밥 먹고 걷습니다. 월정교를 보고 교촌마을로 들어섭니다. 원래 교촌마을에 있던 교리김밥은 문이 닫혀 있습니다. 옛 교리김밥과 현 교리김밥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립니다.

경주분들은 교리김밥에서 김밥 포장해서 유적지 부근에서 먹은 추억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60년 역사의 김밥집이니 추억 하나 정도는 있을 것입니다. 교리김밥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진짜 맛있다는 사람도 많고, 가격만 비싸다는 리뷰도 많습니다. 저는 잘 먹었습니다. 요즘 김밥 종류가 많습니다. 교리김밥이 특별한 김밥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경주 여행한다면 교리김밥 드셔 보시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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