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맛50년헛제사밥
'헛'으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헛소리, 헛다리, 헛걸음 등 쓸데없는 일을 하거나 정석이 아닌 경우에 헛을 사용 합니다. 음식 중에서도 헛이 들어가는 것이 있으니 안동의 헛제사밥입니다. 하나의 음식이면서 안동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음식이 헛제사밥입니다. 월영교 앞에 있는 '맛50년헛제사밥' 식당으로 향합니다.
햇살이 유난히 반짝이던 여름날 안동 나들이입니다. 점심이라 쓰지만 아점을 먹기 위해 식당 방문합니다. 안동 헛제사밥 맛집 중에서 여행 동선상 맛50년헛제사밥 맞아서 방문했습니다. 옆에 까치구멍집도 헛제사밥 맛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식당 앞에 주차장 있고요. 도로 건너편 월영교 주차장을 이용해도 됩니다. 월영교 주차장 주차비 무료
제가 식당 들어간 시간은 11시 무렵입니다. 식당에 손님이 들어오진 않았습니다. 제가 거의 첫 손님인 것 같더군요. 식당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미닫이문 열면 방이 있습니다. 식당 메뉴는 정식과 일품으로 구분합니다. 정식은 헛제사밥, 선비상, 현학금상입니다. 정식은 밥과 반찬이 함께 나오는 것이고요. 일품은 추가 반찬으로 간고등어, 도토리묵, 쇠고기 산적과 상어 꼬지, 전 등이 있습니다.
저와 친구는 선비상에 간고등어 추가해서 주문합니다.
음식 나오기 전에 식당 주변 구경합니다. 식당과 헛제사밥에 관한 소개글이 있습니다. 맛50년헛제사밥 식당에서 헛제사밥을 최초로 상품화 했다는군요. 며느리들이 3대째 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모든 재료를 국산으로만 사용한다시는군요. 신문에 나와 있진 않지만 헛제사밥은 진주, 대구에도 남아 있습니다.
2017년 tvN에서 방송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 '두 번째 시즌 첫 번째 여행지가 안동입니다. 안동 도착해서 점심 식사한 곳이 맛50년헛제사밥 식당입니다. 제가 여행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알쓸신잡 열심히 봤습니다. 식당에서 식사하는 장면을 기억합니다.
주문하고 10여 분 지나 밥상이 차려집니다. 선비상 2인분입니다. 밥과 반찬이 1인분씩 따로 나옵니다. 가운데 간고등어는 별도로 주문한 것이고요. 헛제사밥 주문하면 기본적으로 비빔밥, 모둠전, 탕국, 안동식혜가 나옵니다. 선비상은 기본밥상에 떡, 도토리묵, 조기, 상어고기+소고기 산적이 추가됩니다. 선비상 1인분 22,000원. 헛제사밥 기본상은 1인분 13,000원
물은 대접에 따라 마십니다. 괜히 물맛이 더 좋습니다.
놋그릇에 나물이 정갈하게 담겨 있습니다. 놋그릇에 담긴 나물이 헛제사밥입니다.
나물만 먹는 것은 아닙니다. 밥 넣고 비벼 먹는 것이 헛제사밥입니다. 비빔밥이라 해서 고추장 넣고 팍팍 비비는 것이 아닙니다. 밥만 넣고 비빕니다. 간이 부족하다 싶으면 간장만 살짝 넣습니다. 이게 무슨 헛제사밥이야? 비빔밥이구만. 헛제사밥 유래를 알면 그냥 비빔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헛제사밥 유래에 3가지 썰이 있습니다. 궁핍해서 제사 지내기 힘들었던 평민들이 헛제사를 지내고 이를 핑계로 제사 음식을 먹었다는 이야기. 두 번째는 양반들이 춘궁기에 쌀밥 먹기 미안해서 헛제사를 지내고 제사음식을 먹었다는 이야기. 세 번째는 유생들이 공부하다 남의 이목을 피해 야참 먹기 위해 제사 지내는 척하며 밥 먹었다는 이야기.
헛제사밥는 제사 지내는 척하는 것입니다. 헛제사밥은 제사 지내고 남은 나물을 한 그릇에 다 넣고 비벼 먹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간하지 않고 나물만 비벼 먹습니다. 슴슴하면서 나물의 향을 느끼며 먹으니 좋습니다. 맛의 변주를 주기 위해 간장 살짝 넣어봤고요. 제사상에 고추장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고추장 넣고 밥 비벼 먹으면 재료의 맛과 향기를 느낄 수 없습니다. 고추장 맛이죠.
단순한 무국이 아니고 탕국입니다. 제사상에 올라가는 국은 탕국이라 부르고 마늘, 파 등 오신채를 넣지 않습니다. 그래서 탕국을 좋아하는데 요즘 먹을 일이 없습니다. 탕국 한 그릇 추가해서 먹습니다.
모둠전입니다. 호박전, 두부전, 배추전, 다시마전, 상어고기, 간고등어, 계란, 쇠고기 등이 올려져 있습니다. 모둠전 올라간 그릇이 제기와 비슷합니다. 아래 검은빛의 다시마전과 하얀색의 상어고기가 특별합니다. 바닷속에 헤엄치고 다니는 그 상어 맞습니다.
선비상에 추가로 나온 상어고기와 쇠고기 산적. 산적은 양념이 진한 것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상어고기는 살덩어리입니다. 경상도에서 상어고기를 돔배기라 부릅니다. 상어고기를 소금에 절인 다음 토막 낸 것이죠. 안동은 내륙지방입니다. 바다에서 안동까지 오면서 살짝 익습니다. 발효되는 것이죠. 맛50년헛제사밥 상어고기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퍼석한 느낌은 있습니다.
간고등어는 밥 위에 올려서. 아까 비빔밥에 밥 넣었잖아? 고등어 먹으려고 공기밥 추가했습니다. 😅 고등어가 다 그렇고 그런 거 아니야지만 안동 간고등어는 괜히 더 맛있습니다. 바닷가도 아닌 곳에서 고등어, 문어, 상어 등 바다고기가 맛있는 것도 재밌습니다.
식사 마지막은 안동식혜입니다. 우리가 알던 그 하얀색의 식혜가 아닙니다. 안동식혜는 무, 생강즙, 고춧가루 등을 이용해서 만듭니다. 안동식혜는 붉은색 그대로 매콤하고 알싸한 향기가 있습니다. 안동식혜에 대해서 검색해보면 식해(食醢)에서 식혜(食醯)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합니다. 식해는 생선을 절인 것이고 식혜는 우리가 흔히 아는 하얀 단맛의 음료고요. 물고기가 빠지고 채소가 들어가면서 음료가 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수저로 푹 뜨면 무가 듬뿍 올라옵니다. 이번에 안동식혜는 다 먹지 못했습니다. 생강 향기가 강한 것이 저하고 안 맞더라구요. 예전 다른 식당에서는 먹을만했는데 말입니다. 내공이 더 필요합니다.
전국 맛집 TOP 1000에도 뽑혔다 하고 1박 2일에도 나왔다 하고요.
식당에서 나와 도로 건너면 바로 낙동강입니다. 월영교가 보입니다. 다리 이름이 월영교입니다.
월영교 건너면서 바라보는 낙동강. 절정의 푸르름입니다.
월영교 가운데 월영정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집니다.
안동헛제사밥은 입맛을 확 당기는 그런 맛은 아닙니다. 단순히 나물 넣고 비빔밥 먹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헛제사밥이라는 음식의 스토리를 알고 먹으면 음식 맛이 다릅니다. 옛날 사람들이 밤에 먹던 모습도 상상해 보고요. 함께 나오는 모둠전과 안동식해에서 색다른 안동만의 맛도 찾아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식사하시고 주변 함께 돌아보시고요. 월영교와 민속박물관도 좋고요 박물관 쪽으로 가면 카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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