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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밀림슈퍼

 

오래되고 낡은 것은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능사일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옛것을 보존하고 그 속에서 멋을 찾아갑니다. 순천역 주변으로 옛 모습을 간직한 곳이 여럿 있습니다. 순천 아랫장에서 국밥 한 그릇 먹고 순천역으로 향합니다. 옛 감성이 담긴 슈퍼를 찾아갑니다. 슈퍼인데 슈퍼가 아닙니다. 

 

아랫장은 순천역과 순천버스터미널 사이에 있습니다. 상설시장이면서 2와 7 들어가는 날에 오일장이 열립니다. 아랫장에는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건봉국밥이 있습니다. 비도 촉촉이 오고 해서 뜨끈한 국물이 당깁니다. 국밥에 반주 한잔하고 시장 구경하고 순천역으로 향합니다. 

 

 

 

 

 

동천을 건넙니다. 동천 주변의 나무들에게서 푸릇푸릇함이 보입니다. 나무에 물이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4월이니 나무는 더욱더 푸르름을 자랑할 것입니다. 동천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순천만국가정원이 나옵니다. 2023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립니다. 

 

 

 

 

 

처음 계획은 순천역 앞 순천양조장 가는 것이었습니다. 순천의 특징을 살린 맥주를 판매합니다. 가게에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조용합니다. 직원에게 브레이크 타임인가요? 묻습니다. 그렇긴 한데 맥주 마실 수는 있다고 합니다. 진상 손님 되고 싶진 않아서 나옵니다. 그리고 밀림슈퍼로 향합니다. 

 

 

 

 

 

 

 

 

 

 

밀림슈퍼 가는 길에 아마씨를 지납니다. 아마씨는 아름엄마 씨앗밥상의 줄임말입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눈여겨보고 있는 식당입니다. 아직 가보진 않았고 이름만 들었던 곳입니다. 여행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것을 듣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음식 하는 곳입니다. 이번에 위치를 알았습니다. 연잎밥, 불고기정식 등 메뉴는 간단합니다. 

 

 

 

 

 

드디어 밀림슈퍼에 왔습니다. 간판과 외부 모습만 보면 지금도 과자, 담배 등을 판매할 것만 같습니다. 낡은 공중전화에 동전 넣고 어디론가 전화를 해야 할 것 같고요. 예전 어디서고 볼 수 있던 구멍가게 모습입니다. 입구에 커피집이라는 작은 현판이 보입니다. 밀림슈퍼는 카페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카운터,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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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슈퍼 안으로 들어가니 직원이 친절하게 맞이합니다. 카페에 왔으니 음료 한잔해주어야 합니다. 메뉴는 옛날 노트에 적혀 있습니다. 화면이 작아서 잘 안보이겠습니다. 커피는 기본이고 셰이크, 에이드, 주스, 허브차 등 메뉴가 다양합니다. 아메리카노가 4천 원이니 그렇게 가격이 비싸진 않습니다. 말꾸티를 주문합니다. 밀크티가 아니고 말꾸티입니다. 제가 밀크티라고 하니 직원이 말꾸티라고 정정해 주더군요. 

 

 

 

 

 

스콘, 빵 종류도 있습니다. 이 아저씨는 영어로 길게 쓰여있는 빵은 잘 모릅니다. 요즘 소금빵 맛을 좀 알았습니다. 국밥 먹고 왔지만 빵 하나 정도 디저트로 문제없습니다. 빵배는 따로 있습니다. 

 

 

 

 

 

자리 잡습니다. 밀림슈퍼만의 레트로한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무늬가 화려한 벽지 하며 엔틱 한 가구들이며 새로운 세상으로 점프해서 날아온 기분입니다. 사이사이 은은한 조명이 분위기를 더욱더 고풍스럽게 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신기하면서도 재밌습니다. 가구나 소품들은 대충 배치한 것처럼 보이다가도 그 안에 정돈됨이 있습니다. 여기 자개장 앞에서 사진 찍으면 예쁘게 잘 나오겠습니다. 

 

 

 

 

 

 

 

 

 

 

의자 모양도 다 다릅니다. 하나하나 개성이 느껴집니다. 처음 볼 때는 매장이 좁아 보였는데 안쪽으로 구석구석 공간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꽤 넓습니다. 카운터, 주방이 있던 곳은 가게 있던 곳입니다. 작은 공간이 여러 개 있는 곳은 살림집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주문한 말꾸티와 소금빵이 나왔습니다. 말꾸티는 병에 담겨 있습니다. 아이스 전용이라 얼음 컵이 함께 나옵니다. 

 

 

 

 

 

젊음과 활력을 말꾸티. 말꾸티 포장이 1970~80년대를 연상케 합니다. 말꾸티는 밀림슈퍼에서 아쌈홍차로 직접 끓이는 밀크티입니다. 아쌈홍차는 인도 아삼지방에서 생산하는 홍차입니다. 병 크기가 아담해 보여서 양이 얼마 안 되겠거니 했습니다. 얼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컵에 따르니 양이 꽤 됩니다. 제 입맛에는 그렇게 찐한 느낌은 아닙니다만 맛있는 밀크티입니다. 홍차향과 달달함의 조화가 좋습니다. 소금빵과도 어울립니다. 

 

 

 

 

 

 

 

 

 

 

 왜 이름이 '밀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원래 이름이 밀림슈퍼였답니다. 현재 밀림슈퍼 운영하는 사장님이 어려서부터 다니던 슈퍼 간판 그대로 둔 것입니다. 1층은 구멍가게였고 2층은 다방이었고요. 순천, 밀림, 카페, 슈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의 조화가 밀림슈퍼를 더욱더 진하게 기억하게 합니다. 

 

 

 

 

 

의자에 푹 눌러앉아 편안하게 쉴 수 있겠습니다. 

 

 

 

 

 

이 테이블 분위기가 맘에 듭니다. 연인이 함께하면 딱 좋겠습니다. 

 

 

 

 

 

 

 

 

 

 

남자화장실은 2층에 있습니다. 2층은 하나로 탁 트여 있습니다. 오래된 다방 느낌도 있고요. 성냥갑에서 성냥 쌓기라도 할 것만 같은 분위기입니다. 커피보다는 쌍화차 마셔야 할 것 같고요. 이쪽을 보면 유럽식으로 저쪽을 보면 한국식입니다. 저 커다란 자개장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문 열고 나가면 남자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이 그렇게 깔끔하진 않습니다. 

 

 

 

 

 

브라운관 텔레비전, 타자기, 오래전에 출판한 책들을 자유롭게 배치했습니다. 여기는 그냥 인테리어.

 

 

 

 

 

테이블 아래 책들이 자유롭게 널려 있습니다. 반듯반듯하게 정리해 두지않고 후리 하게 널브러져 있습니다. 일부러 정리를 안 한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모습이 자유롭고 보기 편합니다. 제가 정리정돈이 약해서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창가 진열장에는 여러 가지 소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판매도 하고요

 

 

 

 

 

서울우유 냉장고 안에 과일과 음료가 담겨 있습니다. 밀림슈퍼가 진짜 슈퍼 일 때 사용했던 것은 아닐지 짐작해 봅니다. 

 

 

 

 

 

 

 

 

 

 

다방

 

 

 

 

 

밀림슈퍼를 나오면 바로 동천입니다. 동천을 보다 더 가깝게 다가갑니다. 제가 갔던 3월 중순에는 꽃이 막 피기 시작할 때입니다. 지금은 꽃이 더 피었고 떨어지기까지 했을 것입니다. 3월 말 꽃과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동천 주변 산책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다리 건너면 아랫장입니다. 

 

 

 

 

 

순천역 가는 길에 청춘창고를 지납니다. 건물 가운데 농협 마크가 선명합니다. 50년 동안 양곡창고로 사용하던 건물을 현대식으로 조성한 것입니다. 청년 문화를 생산 공유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층은 식음료 매장 2층은 공예매장입니다. 다음에 방문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패스. 

 

 

 

 

 

 

 

 

 

 

밀림슈퍼에서 순천역까지 걸어서 10분입니다. 이날 오후부터 갑작스럽게 비가 내립니다. 우산이 없습니다. 우산 살까 하다가 그렇게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비 맞으며 다녔습니다. 순천에서 촉촉한 감성이 남아 있습니다. 

 

 

 

 

 

순천역 플랫폼으로 고속열차가 들어옵니다. 갑작스럽게 내려간 순천입니다. 올라오는 차편이 없습니다. 전주역까지는 좌석이고 전주역부터 천안아산역까지는 입석입니다. 휴대전화로 영화 보다가 천안아산역에서 내리지 못할 뻔했습니다. 정신 차려야겠습니다. 

 

 

 

 

 

옛날 감성이 살아있는 순천역 앞 밀림슈퍼입니다. 기차 탑승 시간이 여유가 있어 가볍게 커피나 한잔하러 간 곳입니다. 예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다음에 순천 갈 때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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