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심복사
2020년 4월 30일(음력 4월 8일)은 부처님오신날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절을 찾게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절이 있습니다. 평택에 있는 심복사를 찾았습니다. 심복사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심복사로 오르기 전 일주문을 만납니다. 절에 들어가는 첫 번째 문을 일주문이라고 합니다. 일주문은 세속의 번뇌를 불법으로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심복사 일주문에는 광덕산심복사(廣德山深福寺)라 적고 있습니다. 심복사라는 절 이름은 부처님의 자비로 복을 많이 받는다는 뜻입니다.
심복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말사입니다. 신라 말엽 또는 고려 때 지어진 사찰이라고 전해지고 있지만, 정확한 창건연대, 창건자는 알 수 없습니다. 이후 조선시대 때 여러 차례 중건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1934년 영조 스님, 1978년 정준 스님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내원당입니다. 오른쪽으로는 능인전이라 되어 있습니다. 능인전이 종무소 역할을 하는가 봅니다. 부처님오신날 연등 접수했습니다. 연등 접수하러 갔을 때 보살님이 친절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절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원당 앞 메이플사과꽃(방울사과, 꽃사과)
심복사 경내로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2층 전각입니다. 향수해(香水海)라는 건물 이름이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함이 있습니다. 향수해 뒤에는 화장계(華藏界)라는 편액이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심복사의 중심인 대적광전이 있습니다.
대적광전입니다. 대적광전 앞에 석탑이 있습니다.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봉안하는 전각을 대적광전(화엄전)이라 합니다.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 Vairocana)을 잘 몰라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보통 사람의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광명(光明)의 부처라고 합니다.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빛과 지혜의 빛이 세상을 두루 비춘다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대적광전 앞 석탑 위의 작은 불상, 동자승
심복사 대적광전에 있는 '심복사석조비로자나불좌상'입니다. 보물 제565호입니다. 다른 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불상입니다. 검은색입니다. 돌로 만들었습니다. 심복사석죄로자나불좌상에는 전설이 있습니다.
파주에 사는 어부가 바다에 그물을 쳤습니다. 그물을 건져 올리니 큰 돌이 올라왔답니다. 돌을 바다에 던지고, 자리를 옮겨 다시 그물을 쳤답니다. 그 돌이 또 걸려 올라왔답니다. 어부는 이상하게 생각해서 돌을 다시 보니 불상이었습니다. 불상을 건졌는데 불상이 가볍더랍니다. 불상을 육지로 옮기는데 지금 심복사 자리에 오니 갑자기 무거워졌답니다. 이 자리에 모셔야겠다 생각했답니다.
대적광전 뒤로 올라가면 삼성각이 있습니다. 삼성각 주변으로 봄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삼성각에서 심복사 전체를 조망합니다.
어부는 불상이 무거워진 자리에 불상을 모실 절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절을 지을 능력이 없었습니다. 고민을 이어가던 때 꿈을 꿉니다. 바닷가에 큰 배가 있고, 검은 소 세 마리가 있을 것이니 배의 목재를 이용해 절을 지으라는 계시를 받습니다. 계시대로 심복사를 지었답니다.
심복사를 짓고, 불상을 모신 후 어부는 파주로 돌아갔습니다. 파주로 돌아간 이후 부자가 되었고 자손도 번성했답니다. 이후 심복사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심복사에서 기도하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어촌재(漁村齋)입니다.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특별한 설명도 없어서 궁금했습니다. 심복사 홈페이지에 설명이 있습니다. 어촌재는 약 600년 전부터 내려오는 공씨선묘(孔氏先墓)를 받드는 재실입니다. 심복사 주변 산이 공씨 집안 소유이기에 절 안에 재실이 있게 되었답니다.
심복사 경내에서 한 칸 내려왔습니다. 하얀색 탑이 있어서 가까이 다가갑니다. '부모은중경탑'입니다. 2008년에 세웠습니다. 심복사 부모은중경탑은 화성 용주사, 안성 석남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세워진 부모은중경탑입니다. 부모의 은혜가 한없이 크고 깊음을 기리는 탑입니다. 탑 안에 사리도 함께 봉안하였습니다.
부모은중경 탑에서 바라본 푸른 하늘, 푸른 잎, 반짝이는 햇살
큰길에서 심복사로 들어가기 전에 소 무덤이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심복사 전설 중에 소가 목재를 운반하고 죽었답니다. 죽은 후 무덤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벌초도 하고 제사도 올리고 있습니다. 소 무덤을 심우총(尋牛塚)이라고도 합니다.
2020년 2월 8일 KBS TV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에 심복사가 나왔습니다. 연등 접수할 때 보살님 말씀이 방송 후 심복사에 전화가 많이 왔답니다. 심복사에 관한 전화인 줄 알고 받으면 방송에 나온 보리메주고추장 물어보는 전화가 많아 난감했다는 말씀이 재밌었습니다.
지금은 방조제를 막고 해서 심복사가 바다에서 좀 떨어져 있지만 옛날에는 바다와 무척 가까웠다고 합니다. 심복사 주변으로 뱃사람이 많이 살았을 것입니다. 뱃사람들이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마음에 불상을 모시고 절을 만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심복사를 배경으로 이야기도 만들어지고요. 심복사 구경하고 평택호 관광지, 평택농업생태원까지 함께 구경하고 오시면 좋은 봄나들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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