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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산(바굼지오름)

 

제주도에는 400개 가까운 오름이 있습니다. 오름은 모양도 다르고,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도 다릅니다. 오늘 찾아갈 오름은 제주도 남쪽에 있는 단산입니다. 바굼지오름이라고도 합니다. 특히 오름의 외형이 저의 마음속에 쏙 들어옵니다.

 

 

단산은 제주도 남쪽 송악산, 산방산 부근을 지나셨다면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다만 단산인지 모르고 지나치셨을 것입니다. 위 사진은 송악산에서 찍은 단산의 모습입니다. 

 

옛날에 단산이 물에 잠기고 남은 모습이 바구니처럼 보였답니다. 바구니를 제주어로 바굼지라고 합니다. 한자로 바구니 단(簞)자를 써서 단산이라고 부릅니다. 오름의 모양이 박쥐와 비슷해서 바굼지오름이라고도 합니다. 제주어로 박쥐가 바구미입니다. 바구미가 바굼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후자가 맘에 듭니다. 단산을 잘 보면 박쥐가 날개를 펼친 모양입니다. 

 

 

 

 

 

일전에 대정향교에 관해서 포스팅했습니다. 대정향교 뒤로 단산이 이어집니다. 향교를 보고 그 옆으로 단산을 오르려 했습니다. 위에서 내려오시던 아주머니에게 이 길이 맞는지 물었습니다. 아주머니 말씀이 이 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단산 올랐을 때 이쪽으로 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서둘러 검색을 해봅니다. 내비게이션을 단산으로 맞추니, 새로운 장소로 안내를 합니다. 향교에서 몇 분 가지 않아서 목적지 도착을 알립니다. 공터에 주차하고 오름을 오릅니다. 

 

 

 

 

 

특별한 이정표도 없고, 등산로를 지나가는 사람도 없습니다. 등산로 바닥이 다져진 것으로 봐서 사람이 지나다니긴 한 것 같은데, 이 길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등산로가 외길이어서 무조건 직진합니다.

 

 

 

 

 

중반 정도 올라갔을까요? 풍경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대정, 안덕 일대의 너른 들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초록과 황토색으로 이어지는 천연의 모자이크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디자인합니다. 오름을 올라야지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 좋습니다.

 

 

 

 

 

형제섬이 보입니다. 형제섬은 무인도입니다. 형제섬은 크고 작은 바위가 형제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밀물, 썰물에 따라서 보이는 섬의 개수가 다릅니다. 

 

 

 

 

 

저 멀리 송악산도 보입니다. 송악산은 이중화산입니다. 처음에는 수성폭발로 외륜이 형성되었고, 가운데에 마그마성 폭발로 알오름이 만들어졌습니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중화산이 아니라고도 합니다. 송악산은 지반이 약해서, 정상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송악산 둘레를 따라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송악산 일대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심심치 않게 있습니다. 관광지로 개발하는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멀쩡한 자연을 망가트리면서, 인위적인 것을 새로 짓는 것은 맘에 들지 않습니다.







 

 

 

 

 

등산 초반에 이 길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만나는 새로운 풍경에 반하며 계속 올랐습니다. 30분 정도 오르니 정상입니다. 우뚝 솟은 산방산이 보입니다.

 

 

 

 

 

산방산을 더욱 가까이 바라봅니다. 산방산도 오름입니다. 산방산은 종상화산입니다. 종(鐘, bell) 모양이라는 뜻입니다. 전문적으로 용암원정구라고 합니다. 산방산은 분화구가 없습니다. 끈적임이 강한 조면암질 암석이 지하에서 위로 올라온 것입니다. 밑에서 위로 밀어내는 모습입니다. 산방산을 잘라본다면, 양파와 비슷할 것이라고 합니다. 양파처럼 층이 있다는 것이죠

 

 

 

 

 

모슬봉입니다. 모슬봉은 순상화산입니다. 순상(楯狀)은 방패 모양이라는 것입니다. 방패처럼 가운데는 높고, 양옆으로 경사가 완만한 모양입니다. 순상화산은 점성이 약한 용암이 분출해서 만들어진 화산입니다. 점성이 약하기 때문에 분화한 후에 넓게 퍼져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종상화산은 끈끈한 꿀을 생각하시고, 순상화산은 우유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좀 더 쉬우실 것입니다.

 

 

 

 

 

송악산과 형제섬을 한눈에 담아봅니다.

 

 

 

 

 

파노라마로 넓게 바라보고요.

 

 

 

 

 

전날은 강풍주의보가 내려서 여행 다니는데 불편했습니다. 사려니숲길은 강풍주의보로 입구까지만 갔다 되돌아왔고, 함덕에서는 거친 바람에 날리는 모래의 공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언제 날씨가 그랬냔 듯이, 맑은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어제 너무 힘들었지? 라면서 위로해주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제주도 남동쪽을 풍경을 가득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없이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단산 정상에는 저만 있습니다. 아무도 없어서, 기둥 위에 카메라 올리고 셀카도 몇 장 찍어봤습니다. 부끄럼, 사진 찍어달라는 이야기를 잘못합니다. 사진으로 보니, 저도 나이 먹은 티가 나네요. 10년 전 셀카는 귀엽던데.

 

 

 

 

 

마라도와 가파도가 보입니다. 사진 중간에 넓게 퍼져있는 섬이 가파도입니다. 가파도는 해발고도가 20m 되는 평평하고 낮은 섬입니다. 가파도는 청보리 축제가 유명합니다. 청보리가 아니더라도 평상시에 가도 좋습니다. 조용히 섬을 거닐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습니다. 왼쪽 뒤로 마라도가 보입니다. 마라도는 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섬입니다. 돈을 가파도 마라도

 

 

 

 

 

그렇게 혼자서 잘 놀고 있었습니다. 제가 올라온 등산로와 다른 길로 어르신 한 분이 올라오십니다. 평상복 차림입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전합니다. 대정이 고향인 분이셨습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왔다 올라오셨답니다. 이번에는 제가 올라왔던 길로 어르신 한 분이 올라오십니다. 이분은 부산에서 오셨습니다. 정년퇴직하시고 제주도에서 2달 살기 하고 있으시다는 군요. 엄 선생님입니다.

 

그렇게 3명이 단산 정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주도에 관한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엄 선생님이 저에게 다음 코스는 어디냐고 물으시기에, 송악산을 간다고 했습니다. 잠시 동행해도 괜찮겠냐고 물으십니다. 흔쾌히 함께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날 몇 곳을 엄 선생님과 함께하였습니다.

 

 

 

 

 

두둥실 떠 있는 구름이 정겹습니다.

 

 

 

 

 

올랐던 길을 다시 가는 것보다, 새로운 길로 가고자 했습니다. 좀 전에 어르신 한 분이 올라왔던 그 길로 내려가고자 합니다. 이쪽으로 쭉 내려가면 단산사가 나온다고 합니다. 내려가는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사이사이 밧줄로 등산객을 돕는 구간도 있습니다.

 

 

 

 

 

단산사로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단산사와 주차한 곳이 가깝습니다. 단산사가 지도 검색이 안되는군요. 단산사 주소를 찾아봤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인성리 22

 

 

 

단산은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오름은 아닙니다. 찾는 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저는 제주도의 여러 오름 중에서 추천하는 곳입니다. 포스팅에서 보시다시피 단산에 오르면 제주도 남동쪽 풍경이 한눈에 다 들어옵니다.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풍경입니다. 이제 저는 송악산으로 향합니다. 송악산 둘레길을 걸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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